박연차의 태광실업, 애강리메텍에 통 큰 투자한 까닭?

애강리메텍에 280억원 투자…"중국·베트남 아우르는 네트워크 구축"

애강리메텍 주가 변화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박연차 명예회장의 태광실업이 애강리메텍에 300억원 규모의 통 큰 투자를 단행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애강리메텍 주가는 연일 출렁이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애강리메텍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 사실을 알린 지난 22일부터 27일까지 주가가 연일 올라 이 기간 63% 급등했다. 전날에는 투자주의종목에 지정되기도 했다. 애강리메텍은 지난 22일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태광실업을 대상으로 280억3477만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태광실업은 애강리메텍의 70% 지분을 확보하게 되며 직접 경영에도 나선다.태광실업이 애강리메텍을 인수한 배경으로는 박 명예회장이 베트남 화력발전소를 비롯해 최근 아시아 신흥시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애강리메텍은 아파트나 주택에 쓰이는 급수ㆍ급탕용 파이프 등 배관재를 생산하는 업체다. 애강리메텍이 생산하는 PB파이프의 원료는 폴리뷰틸렌으로, 일렘테크놀로지가 공급사다. 일렘테크놀로지는 태광실업의 자회사인 휴켐스가 지분 50% 이상을 보유해 최대주주인 회사다. 즉, 애강리메텍은 태광실업 관계사인 일렘테크놀로지와 한 식구가 됨으로써 배관재 단가 인하는 물론 태광실업을 등에 업고 규모의 경제를 꾀할 수 있게 됐다. 태광실업 역시 발전소 건설에 대규모로 사용되는 파이프 회사를 인수, 비용절감을 통한 수익성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태광실업은 한국남동발전 자회사인 한국발전기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관련 업계에서는 태광실업이 힘을 쏟는 베트남 화력발전소 사업에 한국발전기술이 필요해 적극 인수에 참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발전소 건립에는 파이프가 대규모로 필요하기 마련. 따라서 배관재 생산업체인 애강리메텍을 인수해 안정적으로 파이프를 조달하고 원가 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도 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애강리메텍은 아파트 공사에 쓰이는 PB파이프 배관재 외에 CPVC소방배관시스템도 생산하고 있는데, 이는 화재에 강하고 압력에도 잘 버텨 발전소에도 적용될 수 있다.애강리메텍이 가진 중국 네트워크와 태광실업의 베트남, 캄보디아 네트워크를 결합해 아시아 시장 진출을 활발히 하겠다는 의도도 내재되어 있다. 최근 베트남 등 신흥아시아국가에서는 건축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애강리메텍 관계자는 "태광실업에서 국내 시장만 보고 이번 인수를 계획한 것은 아니다"며 "태광실업은 베트남과 라오스, 캄보디아 등에 네트워크가 있고 애강리메텍은 중국 등에 네트워크를 쌓았기 때문에 두 회사의 일체화를 통해 많은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른바 '박연차 게이트'의 장본인인 박 명예회장은 노무현 정부때 정ㆍ관계 금품 로비를 벌인 혐의로 2011년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6개월에 벌금 291억원의 최종 확정 판결을 받고 복역하다 지난 2월5일 출소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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