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한진해운의 수장직을 맡았다. 조 회장은 연내 한진해운의 흑자전환을 이뤄내고 이르면 내년 경영 정상화까지 달성할 방침이다. ◆조양호 회장 한진해운 대표 선임 = 한진해운은 29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새로운 한진해운 대표이사 회장에 선임했다.이에 따라 조 회장은 대한항공, ㈜한진에 이어 한진해운까지 육·해·공 물류 주력사의 대표이사 회장 자리에 올랐다. 조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한진해운은 우리나라 해운 역사 그 자체"라며 "임직원 여러분과 한마음으로 뭉쳐 나간다면 지금의 어려움 또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특히 조양호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한진해운의 흑자가 이뤄지기 전까지 회장직 연봉은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자의라기보다는 타의로 자리(한진해운 대표직)에 앉았으나 일단 회사를 살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진해운 내년 경영정상화 = 조 회장은 한진해운의 향후 방향에 대해 "일단 올해 한진해운의 흑자 전환을 달성할 계획"이라며 "이르면 내년 길어도 3년내 경영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매출액 10조3317억3900만원을 기록, 2년간 매출 10조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3년간 영업적자를 면치 못했다. 그는 한진해운의 경영 정상화에 대해 "한진그룹이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있어 인력 구조조정은 없었다"며 "(한진해운의 경우에도) 정 문제가 있다면 조직 개편은 가능할 수 있어도 인력 감축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진해운과 대한항공 측은 1986년 당시 한진해운이 잇따른 적자와 비효율적인 선박 도입 등으로 최악의 경영 위기를 맞았지만 조 회장이 항공경영의 선진화된 경영기법을 한진해운과 접목해 경영 정상화를 이뤄낸 바 있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유상증자 외 경영 정상화 방안에 대해 "아직은 밝힐 수 없다"며 "향후 이사회 등을 통해 결정될 사안"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향후 4000억원 규모 한진해운 유상증자에 참여할 예정이다. ◆에쓰오일 지분 매각 추진 중 = 조 회장은 한진그룹내 자금 확보를 위한 에쓰오일(S-oil) 지분 매각에 대해서는 "아람코가 (한진그룹과의) 계약을 거부하지 않는 이상 협상은 지속 될 것"이라고 답했다. 한진그룹과 아람코와는 오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이 인연은 단순히 주식을 팔고 돈을 받고 끝내는 관계가 아니다. 우리가 줄 수 있는 것도 많고 그쪽(아람코)에서 받을 수 있는 것도 많다. S-oil 지분 매각 건은 이러한 관계의 연장선이다. 롱-텀 협상으로 봐야 한다. S-oil과 연이 끊어질 수 있어도 아람코와는 아니다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조 회장은 "이번에 암스테르담에 가서 장관(관련 부처)과 회장(아람코)을 만났다"며 "매년 회의 때 만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한진해운의 경영정상화 작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진그룹내 자금 조달작업도 지속적으로 추진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
◆최 회장 한진해운 회장직 사임=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은 조 회장의 대표직 선임 전에 회장직을 사임했다. 최 전 회장은 2006년 고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의 별세 후 8년간 회장직을 수행해왔다. 다만 금융위기 이후 해운업계에 불어 닥친 경기침체의 파고는 한진해운의 유동성 고갈로 이어졌다. 최 전 회장은 지난해 조양호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기기로 결정했다. 대신 최 전 회장은 6월1일부로 인적 분할하는 한진해운홀딩스의 기존 법인을 맡아 운영할 계획이다. 한진해운홀딩스의 기존 법인은 '한진해운 여의도 사옥'과 정보기술회사인 '싸이버로지텍', 선박관리회사인 '한진에스엠', 3자 물류회사인 'HJLK'로 구성된다. 4개 사의 2013년 매출액은 5000억원 규모다.한진그룹 측은 "최 전 회장이 한진해운홀딩스 인적분할이 이뤄질 6월이 아닌 지금 물러나는 것은 지난해 12월1일 신규 선임된 석태수 사장의 업무 파악이 끝난 지금이 대표직 교체의 적기로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한진해운의 조기 정상화를 위해 조양호 회장과 합의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조 회장은 이사회 후 임원진들과 인사를 마치고 최 전 회장과 티타임을 가졌다. 조 회장은 "계수님(제수씨)으로, 앞으로도 잘 모실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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