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등 4개사 삼성생명 주식 전량 처분, 지주사 전환 포석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삼성그룹이 삼성생명 관련 지분을 대거 정리하고 나섰다. 거미줄처럼 얽혀 있던 지분 중 지배구조와 관련 없는 지분들을 정리했다. 지난 22일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전기, 삼성정밀화학, 삼성SDS, 제일기획 등 4개사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보유하고 있던 삼성생명 지분을 전량 매도하기로 결정했다. 4개사는 모두 23일 시간외 대량매매를 통해 주식을 처분한다. 삼성전기는 삼성생명 보통주 120만6380주를 매도한다. 지분율은 0.6%다. 삼성정밀화학은 보통주 94만4090주(지분율 0.47%), 삼성SDS는 보통주 70만8910주(0.35%), 제일기획은 보통주 42만5560주(0.21%)를 처분한다. 삼성생명의 대주주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으로 보통주 4151만9180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은 20.76%다. 2대 주주는 삼성에버랜드로 보통주 3868만8000주(19.34%)를 보유하고 있다. 이 외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이 각각 보통주 936만주를 보유해 4.68%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들 4개사가 매도하는 삼성생명 주식수는 총 328만4940주로 삼성생명 지분 1.63%에 해당한다. 때문에 4개사가 삼성생명 주식을 모두 정리한다 해도 삼성생명의 지분구조나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삼성그룹이 4개사의 삼성생명 주식을 모두 처분한 까닭은 현재 순환출자 구조에서 지배구조와 관련없는 지분들이 상당수 있기 때문이다. 계열사끼리 재무적 목적 등으로 계열사들의 지분을 취득하다 보니 마치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오해 받는 경우가 많아 실제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지분들을 정리하고 나선 것이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실제 지배구조와는 관련이 없는 지분들이 상당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를 두고 순환출자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지분을 복잡하게 구성해 놓았다는 오해가 있어 이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지분 정리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후 추가적인 지분 정리도 있을 것"이라며 "지배구조와 관련없는 소규모 지분들을 모두 정리해 순환출자 구조를 단순화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재계는 삼성그룹이 지주사 체제의 지배구조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에버랜드를 필두로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각 계열별로 지분 정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삼성전기, 삼성물산, 삼성중공업이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 5.81%를 취득해 지분율을 28.6%에서 34.41%까지 높였다. 삼성카드의 최대주주인 삼성전자(37.45%)의 지분을 제외하고 계열사 보유 지분을 모두 흡수한 것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22일 삼성카드가 보유하고 있던 삼성화재 주식 29만8377주를 총 711억원에 취득해 지분율을 10.36%에서 10.98%로 높였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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