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나영기자
SK텔레콤.
[아시아경제 윤나영 기자]"얼마 안 남았어요. 나머지 보조금은 돈으로 돌려드릴테니 여기 계좌번호 적어주시고 얼른 SKT로 옮기세요."4일 오후 SKT 번호이동을 위해 서울 시내 한 휴대폰 판매점을 찾은 이지영(24ㆍ여)씨를 판매점 직원이 재촉하면서 한 말이다. 앞서 해당 판매점에서 이씨가 SKT로 번호이동을 하면서 구입하려던 기기는 삼성 갤럭시 S4 LTE-A(16G). 이 제품의 출고가는 84만7000원이다. 판매점에서 법정 보조금인 27만원을 준수할 경우 이씨가 이 기기를 구입하려면 최소 57만7000원의 기기값을 지불해야 한다. 그러나 이 판매점 직원은 이씨의 계좌로 다음 주까지 47만원을 부쳐주겠다고 했다. 그러면 전산상에는 보조금을 27만원만 지급한 것으로 뜨지만 실제 이씨가 부담할 기기값은 10만7000원이 된다. 바로 보조금 단속을 피해가기 위한 '페이백(pay back)' 방식이다. 오는 5일부터 이동통신사 영업정지 대상이 LG유플러스에서 SK텔레콤(이하 'SKT')으로 넘어간다. 개통 가능 시간이 오후 8시까지이기 때문에 사실상 4일 오후 8시부터는 SKT의 단독 영업이 종료되는 셈이다. SKT 영업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휴대폰 판매점들이 막판 번호이동 고객을 끌어오기 위해 불법도 서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서울역 근처의 또 다른 휴대폰 판매점 주인은 "사실 우리는 이통3사를 모두 취급하고 있기는 하나, 아직까지 3사 중 SKT 번호이동 수요가 많은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SKT 단독 영업이 끝나기 전에 한 명에게라도 더 휴대폰을 파는 것이 우리 목표"라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SKT 관계자는 "사실 판매점의 경우 통신사가 운영하는 매장도 아니고 개인 사업자이기 때문에 관리가 잘 되지 않는 측면이 있어 영업정지 기간인데 괜히 우리한테 불똥이 튈까봐 걱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부 판매점들의 '페이백' 영업에 사기를 당하는 피해자들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공식 가격으로 돈을 받은 뒤 나중에 현금으로 환급해주는 '페이백' 방식은 판매자의 약속 외에는 차액을 보증할 도리가 없어 사기를 당하기 쉽다. 한 업계 관계자는 "법적으로 금지된 영업방식이기 때문에 통신사에도 보상을 요구할 수 없다"며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나영 기자 dailybes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