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피의자 신분 소환…사전구속영장 청구 방침강 전 회장 "성실히 검찰 수사 받겠다", 정·관계 로비 의혹은 부인
3천억 원대 횡령·배임 의혹 등을 받고 있는 강덕수 전 STX 회장이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며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사진=최우창 기자)<br />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강덕수(64) 전 STX그룹 회장이 4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임관혁)는 업무상 횡령·배임과 개인비리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 강 전 회장을 이날 소환했다.오전 9시20분께 서울중앙지검 앞에 모습을 드러낸 강 전 회장은 횡령 및 배임혐의를 인정하냐는 질문에 "여러분들께 죄송하다. 성실히 검찰 수사를 받겠다"고 답했다.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해서는 "해외출장이 많기 때문에 그런 일을 할 시간이 전혀 없다"며 연루 가능성을 부인했다. 강 전 회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짧게 답한 후 곧바로 조사실로 들어갔다. 강 전 회장은 STX중공업 자금을 활용해 다른 계열사 어음을 사들이는 부당지원 방식으로 회사에 2000억원대의 손실을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STX 측은 강 전 회장을 포함한 전직 임원 5명에 대해 검찰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은 지난 2월 STX본사와 주요 계열사 6~7곳, 강 전 회장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확보한 압수물을 분석하고 강 전 회장 재임시 지주회사 및 계열사 최고재무책임자(CFO)와 경영본부장 등 주요 임원을 소환해 관련 의혹에 대한 조사를 벌여왔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업무상 횡령과는 별개로 강 전 회장이 분식회계 등의 방법으로 수백억원대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도 포착했다. 검찰은 횡령금 가운데 일부가 정·관계 로비에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자금의 용처와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강 전 회장이 검찰 조사를 받게 됨에 따라 수천억원대의 비리를 저지르는 과정에서 정치권의 도움이 있었는지와 횡령한 돈이 로비자금으로 활용됐는지 등의 연관관계를 밝히는데 한층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강 전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해외 순방길에 자주 동행하고 2012년 STX조선해양이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으로부터 대규모 대출을 받아내면서 MB정권과의 유착설이 제기됐었다. 단기간에 급속도로 사세를 확장한 STX그룹은 한 때 재계 13위까지 올랐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력 사업이 타격을 받으면서 유동성 위기에 내몰렸다. 지난해 3월 해운 계열사인 STX팬오션의 공개 매각을 추진하면서 부실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핵심 계열사가 줄줄이 법정관리 및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그룹은 와해됐고 강 전 회장은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다. 이번 수사는 김진태 검찰총장 취임 후 숨을 고르던 검찰이 대기업을 겨냥해 벌인 첫 수사다. 롯데홈쇼핑 납품비리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신헌(59) 롯데쇼핑 대표도 다음주 소환을 앞둔 가운데 검찰의 기업인 비리와 정·관계 로비에 대한 수사는 더욱 본격화 될 전망이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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