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워런 버핏이 왜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두 가지 사건이 최근 벌어졌다.지지않는 게임에 투자해 원하는 절대 수익을 내고 40년이나 된 투자를 회수해 새로운 분야에 진출한 것이다. 최근 버핏은 금융대출회사 퀵큰과 함께 미국 대학농구(NCAA) 68경기의 모든 결과를 맞춘 이에게 10억달러(약1조780억원)를 지불하는 이벤트를 벌였다. 상금규모가 워낙 큰데다 미국인들의 관심이 집중되며 '3월의 광란'(March madness)이라고 까지 불리는 68경기 결과를 모두 맞춰야 한다는 조건도 파격적이었다.많은 이들이 1조원의 '대박'을 노리고 이벤트에 참여했지만 애초부터 외신들은 이번 행사의 승자가 버핏과 그의 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상금 지금을 위한 보험을 유치했고 우승자가 나올 가능성은 단 922경분의 1뿐이기 때문이다. 3억1600만명이 매년 대진표를 작성해도 400년만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확률이다. 결과는 예상대로 였다. 지난 20일 토너먼트가 시작된 지 사흘 만에 내기에 참여한 농구팬들의 예측이 모두 실제 경기결과와 다른 것으로 파악됐다. 자연히 보험금은 버크셔의 차지가 됐다.버핏은 1조원의 지급이 무산된 직후 방송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다. "나는 좀 더 오래 할 수 있는 내기를 선호한다". 어찌보면 이는 그의 투자 철학을 표현하는 것과 달라 보이지 않는다.얼마전 그는 40년이나 된 내기판을 마무리했다. 미국 유력 일간지인 워싱턴포스트(WP)의 발행사였던 그레이엄 홀딩스에 대한 투자를 회수한 것이다. 워싱턴 포스트의 개인 최대주주이자 신문산업에 대한 애정으로 유명한 버핏이 경영권을 인수하는 것 아니냐는 예상도 많았지만 WP는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제프 베저스에게 넘어갔다.신문을 포기한 대신 버핏이 선택한 것은 방송이다. 버핏은 11억달러(1조1893억원)에 달하는 그레이엄홀딩스 지분 28%를 마이애미 지역 TV방송사 WPLG,와 현금, 버크셔 주식 등과 맞바꿨다.기존에 상당수 지역 신문사를 인수한 버핏이지만 지상파방송사 인수는 드문일이다. 구독자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문만큼이나 지상파방송 역시 넷플릭스, 유튜브와 같은 경쟁매체의 등장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간에서는 버핏의 원칙론적인 투자론에 대해 누구라도 할 수 있는 말이라고 비판하곤 하지만 원칙을 실천하는 버핏 능력은 400년간 하는 투자마다 성공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도매니저와 동급이 아닐까. 오랜 내기를 즐긴다는 그의 공언 만큼 버핏의 장기투자가 변화에서 뒤처지고 있는 미디어 분야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관심있게 지켜볼 노릇이다.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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