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로 취임한지 꼬박 1년을 맞았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새 정부 들어 기재부 장관 자리가 부총리급으로 격상되면서 '경제 콘트롤타워'로 그의 역할이 주목 받았지만 그가 부총리로 보낸 1년은 고난의 길 그 자체였다. 그가 부총리로 역할을 하면서 경제는 성장했고, 해외에서도 국내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이 자리 잡은 것은 성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말실수로 신뢰를 잃었고, 정책 부문에서는 청와대와 국회 등에 주도권을 뺐겼다. 최근 주요 정책들을 우후죽순 쏟아냈지만 내실없는 콘텐츠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취임 1년의 성과 경제회복 토대 마련·국제 위상 제고=그가 취임하면서 0%대이던 분기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3%대로 뛰어올랐다. 박근혜 정부 취임 초기 경제는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정부 역시 새정부 첫 경제정책방향을 내놓으면서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2.3%에 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정부는 곧장 역대 두번째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고, 경기 회복을 위한 풀무질을 시작했다. 추경의 효과로 우리 경제는 서서히 늪에서 벗어나기 시작했고, 4분기 경제성장률은 3.9%로 뛰었다. 지난해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정부가 예측한 수준인 2.9%로 올랐다. 정부는 올해는 4%대의 경제성장률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취임초 20만명대였던 월간 취업자 수는 올해 2월 12년만에 최대인 83만명을 넘어섰고, 움츠러들었던 부동산 시장도 회복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해외에서도 우리나라의 경제 정책이 주목을 받았다. 미국이 테이퍼링을 시작하기 이전인 지난해 7월 러시아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역파급효과(Reverse Spill-over)'이론을 내세우면 다른 나라들의 주목을 받았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신흥국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주고, 이는 다시 미국의 경제 위축으로 파급효과를 줄 수 있다는 것이었다.또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우리나라의 경제정책과 최근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등도 해외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면서 우리나라의 위상이 제고됐다.◆말 실수로 '사과의 아이콘'으로=현 부총리는 최근 카드사 정보유출사태와 관련해 "어리석은 사람은 무슨 일이 터지면 책임을 따진다. 지금은 사태를 수습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한바 있다. 때문에 국민을 어리석은 사람으로 만들었다는 비판과 함께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이로 인해 현 부총리는 "국민에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를 했고, 또 국회에서도 여러차례 '말 실수'였다면서 사과를 해야했다. 때문에 그는 '사과의 아이콘'으로 국민들에게 각인됐다. 카드사태와 관련한 부적절한 발언과 사과가 그 동안의 정책 발표를 모두 묻고, 그의 대표 이미지가 됐다는 설명이다.◆정책 주도권은 청와대·국회에 뺐겨=경제 정책의 주도권을 잡지 못한 것도 그의 부총리 1년의 아쉬운 점이다. 그의 1년 가운데 가장 큰 정책 가운데 하나인 '경제 혁신 3개년 계획'은 청와대가 주도권을 잡았다.당초 기재부는 100개의 세부과제를 바탕으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수립해 청와대에 보고했지만 청와대에서 시쳇말로 '칼질'을 당했다. 결국 기재부는 기존에 만들었던 과제를 사실상 폐기하고, 며칠이 지난뒤 59개 과제를 새롭게 내놓았다. 이밖에도 주요 정책 결정은 청와대가 대부분 주도해 결정했다. 국회와의 주도권 다툼에서도 사실상 고삐를 내줘야했다. 기재부는 지난해 8월 세법개정안을 내놓을 당시에는 '증세'에 관한 이야기는 일언반구도 없었다. 오히려 증세는 안된다는 입장을 강력히 피력했다. 그러나 결국 국회 논의과정에서 최고세율(38%)이 적용되는 구간을 기존 3억원 초과에서 1억5000만원 초과로 바꾸는 증세가 이뤄졌다. 정부의 뜻과 다른 결론이었다. 또 주요 경제법안의 통과도 국회에서 발목잡히기 일쑤였다.올 들어 우후죽순처럼 쏟아낸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지방경제활성화 대책, M&A 활성화 대책 등 갖가지 정책들이 '요란한 빈수레'라는 지적도 있다. 지나치게 많은 정책들을 쏟아내면서 확실한 추진에 '물음표'를 던진 것이다.세종=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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