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에서]당신의 SNS 세계 어디쯤 서 있는가

이은형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

휴대폰 하나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정보통신(IT) 네트워크에 접속되는 놀라운 시대에 살고 있지만 여전히 커뮤니케이션의 벽은 높다.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각종 정보를 전달하려고 할 때 막막할 정도로 심각한 어려움을 경험한다. 새로운 강좌를 개설해 학생들에게 널리 홍보하고 싶어서 이메일을 보냈더니 읽어 본 학생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원인을 파악해보니 학생들은 이메일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대량으로 보내는 메일에 대해서는 더욱 관심을 갖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학생들에게 이메일은 거의 용도 폐기된 수단으로 여겨지는 듯하다. 페이스북, 카카오톡, 밴드, 트위터 등 거의 실시간으로 간단하게 교류할 수 있는 다양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넘치다 보니 이메일은 관심 밖으로 밀려난 것이다. 아직 이메일을 상당히 편리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좀 당혹스러웠다.  새삼 주변을 둘러보니 20대 학생들부터 50대 이상 중장년층까지 매우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사용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이메일과 문자 정도로 소통하는 사람, 카카오톡까지 사용하는 사람, 페이스북과 밴드 등을 활용하는 사람 등 다양하다. 최근 이합집산과 새로운 플레이어의 출현으로 SNS 업계는 변화무쌍하기 이를 데 없다.  페이스북은 12억명이 넘는 사용자를 거느린 최대 SNS 업체이지만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인스타그램에 이어 메시징앱 업체인 와츠앱을 인수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럼에도 페이스북은 이미 10대 청소년들의 관심이 멀어지고 있다고 판단한다. 10대 청소년들은 많은 성인들이 페이스북 활동을 하면서 '쿨함'이 사라지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다른 매체를 찾아 떠난다. 트위터는 2억4000만명의 사용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열성적인 사용자 수가 감소하고 있어서 고민이다. 유명인사나 매력있는 메시지를 생산해 낼 수 있는 커뮤니케이터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경향이 있어서 일반인들로부터는 점차 인기가 식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가장 치열하게 변화를 경험하고 있는 분야가 바로 메시징앱이다. 페이스북이 190억달러에 인수한 와츠앱이나 우리나라의 카카오톡, 네이버 라인과 같은 것이 바로 메시징앱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의 한 기자는 다양한 메시징앱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앱 찾기를 시도한 경험을 기사로 내기도 했다. 2011년 9월에 만들어진 스냅챗은 새로운 유형의 메시징앱이다. 스냅챗은 상대가 메시지를 확인하면 10초 후 사라진다. '주고 받은 메시지의 저장'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기성 세대와 달리 청소년 및 대학생들은 스냅챗에 환호했다. 실제 스냅챗은 '이런 서비스가 왜 필요하지'라며 의문을 제기하는 투자자들을 설득시키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스냅챗의 사용자 연령대는 평균 18세라고 한다. 페이스북의 평균 연령대가 40세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페이스북이 스냅챗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당연하다. 10대 사용자가 이탈하는 것을 염려하는 페이스북은 스냅챗 창업자에게 30억달러를 제시했지만 거절당했다. 스냅챗이 반짝하고 사라지는 '실패작'이 될지 장기적으로 SNS업계의 판도를 바꾸는 '성공작'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가볍게 주고받는 대화나 정보 등이 영원히 남을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무분별하게 범람하는 디지털 정보를 억제한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우리는 같은 시대를 살고 있고 IT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서로 접속하여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지만 때로는 마치 다른 별에 살고 있는 것처럼 소통이 어렵다. 당신은 SNS 세계 어디쯤 서 있는가. 이은형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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