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과세 유예 못받는 다주택자 '가산세 폭탄' 예고

-월 500만원 월세소득자 신고 제대로 안하면 가산세 최고 1857만원-무신고·납부불성실 가산세 등 붙을 듯…소득세보다 600만원 더 많아[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2년간 과세를 유예받지 못하는 연간 월세소득 2000만원 초과 다주택자들에게 소득세와 함께 '가산세 폭탄'이 날아들 전망이다. 500만원씩 월세 소득을 올리는 경우라면 소득세와 지방소득세만 최고 1235만원이 부과된다. 여기에 소득액을 적게 신고했거나 신고하지 않았다면 무신고 가산세는 물론 납부불성실 가산세를 물을 수 있다. 전혀 소득신고를 하지 않았을 때는 소득금액의 20%인 1200만원이 무신고 가산세로, 10.95%인 657만원은 납부불성실 가산세로 부과된다. 가산세만 1857만원을 납부해야 할 상황이 될 수 있는 셈이다.9일 김종필 세무사에 따르면 정부의 전월세 대책과 보완 대책에도 불구, 21만1000명의 3주택자는 물론 2주택자 중 소득세 부과 유예 대상이 아닌 115만4000명의 세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나타났다.
◆월세소득 연간 2000만원 넘으면 올부터 과세= 정부의 발표대로라면 2주택자 중 은퇴한 연간 월세소득 2000만원 이하는 2016년부터 과세된다. 하지만 유예받지 못한 다주택자들은 올해부터 소득에 맞춰 세금을 내야 한다. 월소득이 300만원이라면 필요경비율(22%)과 소득세율(15%)에 따라 소득세와 지방소득세(소득세의 10%)를 463만원 내야 한다. 인적공제와 추가공제 등은 이미 다른 소득에서 공제받았고 모두 같은 과세표준 구간에 대한 세율이 적용됐다고 가정해서 산출된 금액이다.500만원의 월소득을 올리는 경우엔 소득세가 크게 높아진다. 소득세율 구간이 24%로 뛰어서다. 소득세는 1123만원, 지방소득세는112만원으로 1235만원을 부담해야 한다.이같은 소득세 부담은 다른 소득이 없이 월세소득만 올릴 경우에 해당한다. 만약 월세소득 외에 급여소득이 있다면 소득세율이 35% 구간이나 38%구간까지 높아지며 세부담액은 더욱 커지게 된다.◆임대소득 불성실 신고 땐 가산세 따라붙어= 그런데 문제는 가산세다. 월세 임대주택이 350만채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지만 임대소득 자진신고자는 2012년 기준 8만3000명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신고율이 낮은 게 현실이다. 더구나 연말정산 월세 소득공제 신청자는 2013년 기준 15만명에 그칠 정도여서 34만명의 임대주택사업 등록자 중 임대소득을 제대로 신고한 숫자는 거의 미미할 것이란 게 부동산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임대소득을 신고하지 않거나 소득금액보다 적게 신고할 경우에는 무신고 가산세(20%), 과소신고 가산세(10%), 납부불성실 가산세(연간 10.95%), 무기장 가산세(20%) 등이 부과될 수 있다. 김종필 세무사는 "신고금액이 소득액보다 적거나 신고 자체를 하지 않았을 경우 무신고 가산세와 납부불성실 가산세가 부과될 수 있다"며 "이럴 경우 소득세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납부해야 할 처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소득 500만원인 집주인이 전체 소득을 신고하지 않게 되면 세무당국은 소득금액의 20%인 1200만원을 무신고 가산세로, 10.95%인 657만원을 납부불성실 가산세로 추징하게 된다. 가산세만 1857만으로 소득세(1235만원)보다 600만원 이상 많다.특히 국세청이 월세소득을 2013년도분만 과세할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과세 유예 집주인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김 세무사는 "세법상으로 보면 5년치의 월세수입에 대해 소득세와 함께 가산세도 물릴 수 있게 돼 있다"면서 "자연스럽게 다주택자들이 소득신고에 적극 나서게 되는 효과가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주택시장 투자심리 급격 냉각 전망= 전문가들은 정부 합동으로 과세의지를 밝힌 것만으로도 과거 소득까지 들여다보겠다는 의도를 충분히 보여준 셈이라며 회복세를 보이던 시장은 급격히 얼어붙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지금까지 정부가 일관되게 주택시장 활성화 내지 정상화 의지를 보여왔다면 전월세 대책과 보완대책은 정책의 흐름과 반대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또 "주택시장을 견인하는 투자자 중 다주택자의 역할이 크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과세부담이 급격하게 늘어나게 된 환경 속에서 상당한 기간 동안 투자할 여력을 갖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필 세무사는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적어도 5월 말 종합소득세 신고 때까지는 소득세 신고를 두고 치열한 눈치보기 장세가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로 인해 새 집을 마련하는 등 부동산 투자에 적극 나서는 계층이 줄어들고 생애최초주택 구입자 등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한 주택구매 비중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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