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박은지가 최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지난 2012년 프리랜서 활동을 선언하고 MBC 기상캐스터가 아닌 만능 엔터테이너로서의 삶을 택했다. 이후 2년째로 접어든 현재까지 박은지는 개그우먼, 라디오 DJ 등 다양한 타이틀 속에서 팔방미인과도 같은 재능을 과시하고 있다."프리 선언 당시엔 다들 걱정했죠. 왜 안정된 직장을 놔두고 모험을 하느냐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어떻게 생각해보면 저는 원래부터 연예계 체질이었는지도 몰라요. 사촌언니가 공채 탤런트 출신이라 방송일을 자연스레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이었죠. 또 제가 사람들 앞에 나서서 무언가 하는 걸 워낙 좋아하기도 했고요."박은지의 사촌언니는 MBC 공채 20기 탤런트인 동시에 배우 감우성의 부인이다. 감우성은 처제를 아끼는 마음에 많은 조언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은지도 그런 형부에게 큰 위안을 받고 있다. 박은지가 밝힌 '명언 제조기' 감우성의 최근 명언은 '지금의 나는 과거의 자신이 꿈꾸던 미래다'였다."그런 격려 덕분에 계속 새 목표에 도전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지금은 방송인으로서의 제 색깔을 찾는 과정 속에 있죠. 지난해 이슈가 된 '웃찾사' 출연도 마찬가지였어요. 좋은 경험이 되겠다 싶어 기회를 놓치지 않았죠. 당시 코너가 끝을 맺으면서 저도 내려오게 됐지만 그 시간만큼은 긍정 에너지를 담뿍 받을 수 있었어요."
박은지는 2014년을 맞이해 새로운 과제를 수행 중이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한 SBS라디오 '박은지의 파워FM'을 좀 더 높은 궤도로 끌어올리는 게 바로 그것이다. 그는 방송인 이숙영이 약 17년간 진행한 프로그램의 후임으로 활동하고 있다. 기자는 그 막중한 책임감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었다."라디오 디제이는 정말 하고 싶던 역할이죠. 그전부터 각종 라디오에 고정게스트로 3~4년간 활동하며 욕심이 생겼어요. 더는 손님이 아니라 주인이 되고 싶었죠. 그래도 흔쾌히 수락했어요. 오랜 시간 한 명의 디제이가 맡아 온 프로그램의 바통을 이어받는 다는 게 어떤 의민지 그땐 몰랐죠.(웃음)"박은지는 당시 주변 사람들의 축하와는 반대로 많은 라디오 고정팬들의 원망에 시달려야 했다고 털어놨다. 대중들이 새로운 젊은 디제이에게 엄청난 반감을 보였던 것이다. 하지만 오기도 생겼다. 그는 안티들까지 다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겠다는 마음으로 노력을 시작했다. 오직 박은지만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시작한 것이다."제 라디오에서 가장 특별한 코너는 '박은지가 필요해'일겁니다. 우아한 디제이가 아니라 직접 대중들과 피부로 접촉하는 박은지를 보여주기 위해 제작진들과 함께 기획하고 만들었죠. 제가 필요한 곳이라면 정말 어디든 다 가서 돕죠. 사랑고백을 준비하는 팬에게는 이벤트를 선사하고, 사장님과 소통하고픈 직원에겐 그 장을 마련해줬어요."
박은지는 상기된 목소리로 약 한 달 전의 일을 이야기했다. 당시 그는 '꼭두새벽부터 진행되는 사원교육 때문에 힘들다'는 청취자의 사연을 듣고 직접 모 광고 회사에 찾아갔다. 사원들은 한계에 다다른 상태였고 박은지는 사장님을 설득했다. 그는 결국 교육 시간을 늦추고 사원들의 편의를 도모하는 데 성공해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라디오 시작할 때와 같은 시기에 신입으로 입사했던 청취자들이 상황보고를 가끔 해요. 한 분은 '이제 일한지 6개월 됐다.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다가 큰 사고를 쳤다'고 문자를 보냈더라고요. 타인으로서 위로와 격려의 말을 건넸지만 한편으로는 저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합니다. 그들처럼 '박은지'도 좌충우돌하며 성장해 나가고 있으니까요."그는 팬들의 사연에서 대리만족을 느낀다. 그리고 자신의 역할을 통해 그들 마음의 짐을 더는 것에 대한 책임감도 충분히 갖고 있다. 박은지는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는 안정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 30대는 이렇게 계속 치이면서 흘러갈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무래도 그의 당찬 도전은 한동안 계속 될 모양이다.e뉴스팀 en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대중문화부 e뉴스팀 en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