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코스피가 1960선을 회복했다. 외국인이 3일 연속 코스피시장에서 '사자'세를 지속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이 돌아오고 있는 가운데 향후 코스피는 소수 업종과 종목 중심의 상승세가 전개되는 슬림화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책 기대감이 유효한 종목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지난 주말부터 삼성전자 편식과 함께 나타난 외국인의 강력한 순매수는 삼성전자 주가와 코스피의 바닥권 탈출, 분위기 반전의 변곡점일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의 매수 전환은 수급측면에서 패러다임 변화를 시사한다. 이제 시장 수급의 주도권은 외국인으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는 판단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외국인이 어떤 업종을 매수할 것인지, 그 가능성이 높은 종목은 어떤 것인지에 초점을 맞춘 대응전략이다. 향후 코스피는 소수 업종과 종목 중심의 상승세가 전개될 전망이다. 외국인의 매매패턴 변화가 시작된 이후 업종별 수익률을 보면 다수 업종의 동반 상승과 슬림화가 반복됐다. 이처럼 장세의 성격을 결정짓는데 있어 중요한 변수는 경기에 대한 신뢰도였다. 최근 미국, 유럽, 중국의 경제지표가 서로 엇갈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미국의 경제지표 개선세를 확인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슬림화 장세가 연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외국인 매매전략은 보유 포트폴리오의 수익률 극대화를 추구한다. 외국인 보유비중이 시장대비 초과돼 있거나 최소한 시장 비중과 유사한 업종들을 중심으로 순매수에 집중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슬림화 국면에서 외국인의 집중력과 시장 주도력이 돋보였다. 슬림화 장세가 연출됐던 세 번 모두 외국인의 보유비중을 확보한 업종들의 평균 상대수익률과 코스피 아웃퍼폼 확률이 월등히 높았다. 외국인이 시장 대비 비중 확대했거나 소폭 축소된 업종들 중에서 반도체·장비, 은행, 통신서비스, 소프트웨어, 에너지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시장대비 보유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코스피라는 포트폴리오 내에서 이들 업종의 비중을 늘려가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은 이제 이들 업종을 중심으로 시장을 주도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 코스피가 1960선으로 올라서며 단기 추세선인 20일선에 이어 중기 추세선인 60일선까지 상향 돌파하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급측면에서도 외국인이 적극 매수에 나서며 지수의 반등을 이끌고 있는데 특히 현물시장에서 사흘 연속 매수세를 이어간 것을 연초 이후 처음일 뿐 아니라 선물시장에서도 누적 순매도 규모가 빠르게 줄어드는 등 이전과는 다른 매매패턴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외국인의 매매패턴 변화는 우선 글로벌 증시의 바로미터인 미국 S&P500지수가 다시 사상 최고치 수준으로 올라선 것을 비롯해 영국, 독일, 프랑스, 벨기에, 캐나다, 덴마크, 스웨덴 등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증시의 상승세가 재차 강화되고 있는 흐름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또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를 전후로 외국인의 매수세가 재차 강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회의를 통해 일부 신흥국 증시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다소 누그러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 지난 21~23일 열린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선진국의 통화정책이 신중하게 조정되고 신흥국과도 소통하는 등 국제 공조 노력을 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동선언문이 채택됐다.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이자 이머징 시장의 바로미터인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단기 추세선인 20일선 밑으로 떨어지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투자성향은 이머징시장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펀더멘털의 안정성과 성장성이 양호한 국가에 대한 센티먼트 개선에 머물 가능성이 여전히 높아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이머징시장 대비 상대적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도를 높여주는 소식들이 잇따르고 있다. 무디스가 미국이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확대한다고 해도 한국의 재정건전성과 신용등급 전망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고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삼성전자의 신제품이 출시된 점 등이 대표적인 예다. 전일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담화문을 발표한 것도 외국인 투자심리 개선을 유도하는 요인 중 하나다. 주식시장 측면에서는 연초 이후 코스피의 약세 속에서도 건설, 건축소재·자재, 제약 및 바이오, 부동산, 전력 등 정부 정책과 맞물린 업종들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등 정책에 대한 기대감과 낙관적인 경제 전망이 관련주에 대한 센티먼트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부분들을 고려할 때 여전히 정책과 맞물린 종목군(헬스케어, 은행, 소프트웨어 등)에 우선적인 관심권에 두는 가운데 월말 월초 주요 경제지표를 통해 여타 경기민감주로 관심대상의 범위를 넓혀갈지 여부를 저울질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증권부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