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소주는 갈수록 '순' 해지지만 업체 간 경쟁은 점점 더 '독' 해지고 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희석식 소주는 1924년 35도로 출시됐지만 본격적으로 마시기 시작한 시기는 5도가 낮춰진 1965년 쯤 부터다. 이후 소주는 대중적인 술이 됐다. 소주의 인기는 어디에서 시작됐을까. 1998년 25도 벽이 무너지면서 순하고 부드러운 맛으로 폭 넓은 소비자들을 확보했다.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소주라면 손사래부터 치던 여성들도 요즘에는 '한 병 더'를 외칠 정도니, 그 만큼 소주는 순해졌다. 이 같은 변화의 이면에는 소주 업체들의 생존 전략이 숨어 있다. 자도주(自道酒) 의무판매 제도가 폐지되면서 소비자들의 니즈나 드렌트에 앞장서지 못하면 살아 남기 힘든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품질은 물론 시장을 주도하는 마케팅이 그 만큼 중요해졌다는 의미다.하이트진로는 25일 기존 19도인 '참이슬'의 알코올 도수를 0.5도 낮춰 판매한다고 밝혔다. 2012년 1월 참이슬 후레쉬를 참이슬로 바꾸고 알코올 도수를 19.5도에서 19도로 낮춘지 2년만이다. 이번 리뉴얼은 순한 소주를 선호하는 트렌드에 적극 부응하면서도 소주 특유의 톡쏘는 맛과 향을 지키는 깨끗한 맛으로 최적화했다. 하이트진로는 부산 경남지역에 특화한 16.9도의 '쏘달', 대구 경북지역을 겨냥한 18.0도의 '참이슬 네이처', 고유의 정통 소주 맛을 선호하는 고객을 위한 20.1도의 '참이슬 클래식', 중장년 매니아들을 위한 25도 '진로골드' 등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리뉴얼된 참이슬은 천연원료 성분 강화를 통해 주질을 강화시키는 한편 오랜 소비자조사를 통해 급격한 도수 인하로 인한 기존 소비자 거부감을 줄이고 소주 본연의 맛과 향이 유지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롯데주류도 기존 19도인 '처음처럼'의 알코올 도수를 18도로 낮췄다. 2006년 20도 처음처럼으로 부드러운 소주를 연 처음처럼은 2007년 도수를 19.5도로 낮추면서 '19.5도 소주시대'를 이끌었다.한편 국내 소주 시장점유율은 하이트진로가 44.4%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이어 롯데주류 17.2%, 무학 15.1% 등 3사가 전체 시장의 8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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