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임원들에게 위기 극복 주문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삼성이 많이 발전했고 남들이 우리를 보는 눈도 달라졌다. 잘 나갈 때 우쭐대지 말아야 한다."(2010년 삼성그룹 신임 임원 축하 만찬) "불확실한 미래지만 다시 한 번 변해서 다 같이 헤쳐 나가자."(올해 신임 임원 만찬)매년 초 신임 임원 축하만찬에서 나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의 건배사다. 불과 3~4년 전 신임 임원들에게 '겸손'의 미덕을 강조했던 이 부회장이 최근 들어 위기와 도전을 강조하고 있다. 그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이 처한 상황이 예전처럼 녹록지 않다는 방증이다.매년 반복되는 이 부회장의 건배사에는 삼성의 경영환경ㆍ현안ㆍ비전 등이 함축돼 있다. 삼성의 현주소를 그대로 담아냈다고 할 수 있다. 이 부회장은 20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그룹 신임 임원 축하만찬 행사에서 변화와 재도약 의지를 다졌다. 아버지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연일 위기의식을 강조하며 '한계 돌파'를 주문하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한다.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한 변화와 도전을 주문한 이 부회장의 건배사는 삼성이 현재 처한 상황을 대변해준다. 삼성은 TV와 스마트폰 등 하드웨어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일류기업으로 도약했지만 성장성이 한계에 달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주력 제품들이 모두 시장 포화상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삼성이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인재를 모으고 있는 것도 미래 성장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변화가 절실한 것이다.이에 앞서 2012년 신임 임원 만찬 건배사에서는 삼성의 DNA를 '상생ㆍ도전정신ㆍ철저한 자기관리'로 정의했다. 당시만 해도 건배사의 초점은 상생에 맞춰져 있었다. 시장을 선도하는 삼성이 사회와 함께 발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하지만 이제는 초점이 삼성 내부의 틀을 깨는 데 맞춰져 있다. 재도약과 혁신이 없이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도태되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만찬에서도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고 했던 이 회장의 신경영 20주년 의미를 되새기며 신임 임원들에게 "앞으로 그룹 발전을 위해 더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이 회장이 올 초 신년사에서 "지난 20년간 양에서 질로 대전환을 이뤘듯이 이제부터는 질을 넘어 제품과 서비스ㆍ사업의 품격과 가치를 높여 나가자. 더 높은 목표와 이상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자"고 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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