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계열사 합병 통해 '일감 몰아주기' 규제 교묘히 '탈출'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일감 몰아주기' 법안 시행을 앞두고 삼성과 현대차 그룹 등 재벌그룹 핵심 계열사 20곳이 규제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으로 지정된 122개사 중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이 입법예고된 지난해 10월 이후 현재까지 총 20개사가 합병이나 총수 일가족 지분율 감소 등을 통해 규제 대상에서 빠져나갔다.삼성그룹은 지난해 12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주주이던 삼성SNS를 삼성SDS에 합병하면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삼성SNS는 이 부회장이 지분 45.69%를 보유하던 회사로 내부거래 규모가 전체 매출액의 55.62%인 2834억원에 달해 대표적 '일감 몰아주기'회사였으나 합병 후 이 부회장의 지분율이 11.25%로 낮아졌다. 삼성에버랜드 역시 내부거래가 거의 없는 제일모직의 패션사업부를 인수하는 대신, 식자재사업을 떼어내면서 내부거래 비중을 대폭 낮췄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현대엠코를 현대엔지니어링에 합병하면서 규제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현대엠코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지분 35.06%를 보유했고 2012년 기준 내부거래 규모가 전체 매출의 61.69%인 1조7588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이번 현대엔지니어링 합병으로 정몽구 회장과 정 부회장의 지분율이 각각 4.68%, 11.72%로 줄어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 지분한도인 20% 미만으로 떨어졌다. 허창수 GS그룹 회장 친척이 대주주인 STS로지스틱스와 승산레저 외에도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일가족이 대주주인 신록개발과 부영CNI,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일가족이 대주주인 티시스와 티알엠도 회사 합병을 통해 규제에서 빠져나갔다. 장세주 동국제강그룹 회장과 장세욱 유니온스틸 사장 형제가 지분을 15%씩 보유해왔던 SI업체, 디케이유엔씨는 총수 일가족 지분 축소로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또 STX건설과 포스텍은 감자와 유상감자로 강덕수 STX 회장 가족 지분율이 2% 미만으로 낮아졌고 이태성 세아홀딩스 상무 일가가 25.23% 지분을 보유했던 세아네트웍스도 지분 전부를 세아홀딩스에 매각하면서 규제 대상에서 빠졌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0월 자산 5조원 이상 43개 대기업 집단 소속 계열사 중 총수가족 지분과 내부거래 비율이 높은 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를 금지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번 개정안은 오는 2월14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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