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은석 기자] 6·4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텃밭인 부산에 비상이 걸렸다. 새누리당 부산시장 후보 가운데 야당 후보를 압도할 만한 카드가 없는 데다 후보 경선 과정에서 차기 당권 경쟁까지 고려해야 해 부산지역 의원들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현재 부산시장 후보군은 서병수 의원과 권철현 전 주일대사, 박민식 의원, 이진복 의원 등이다. 서 의원은 당 사무총장을 지낸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인물이다. 친이(친이명박계)로 분류되는 권 전 대사의 입지도 탄탄하다. 박 의원은 차기 당 대표를 노리는 김무성 의원과 친분이 깊다. 이들 가운데 권 전 대사의 지지율이 가장 높다. 부산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달 31일 발표한 부산시장 후보 여론조사에서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13.5%로 1위를, 권 전 대사가 2위(11.7%), 서 의원은 3위(10.0%)를 각각 차지했다. 오 전 장관은 무소속이냐 안철수 신당으로 가느냐를 두고 고민을 하고 있어 새누리당의 경쟁자다. 서 의원(12.8%)은 새누리당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도 권 전 대사(15.2%)에게 밀렸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양상이다. 친박계에서 밀어온 서 의원의 지지율이 올라가지 못하면서 새누리당의 고민은 깊어졌다. 서 의원이 당초 기대와 달리 본선경쟁력이 세지 않고 여론조사에서 권 전 대사에 밀리자 당내에서 대세론을 펼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서 의원이 김 의원과 불편한 관계라는 점에서 부산지역 의원들은 선뜻 누구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김 의원은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보이고 있고, 차기 당 대표가 될 가능성도 커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차기 당 대표는 20대 총선 공천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 박 의원이 김 의원과의 친분을 공공연히 과시하는 것도 이같은 배경 때문이다. 권 전 대사도 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김 의원의 전폭적인 지지가 필요하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지금은 박근혜 대통령을 중심으로 당이 똘똘 뭉쳐져 있지만, 지방선거 이후 당권이 교체되고 나면 '미래권력'에 더욱 민감할 수 밖에 없다"면서 "부산에서는 당장 지방선거도 이겨야 하지만 김 의원과의 관계를 악화시킬 수도 없는 것이 지역 의원들의 고민"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복잡해지자 서청원 전 대표가 나섰다. 친박그룹 맏형인 서 전 대표는 오는 17일 서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한다. 공교롭게도 서 전 대표가 참석하는 지방선거 출마후보자 행사는 모두 친박계와 연관된 것이다. 이번 서 의원에 대한 지원사격도 김 의원 주도의 '부산시장 후보 판짜기'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붙는 이유다. 부산시장 경선이 '서청원-김무성' 대결의 전초전 또는 대리전으로 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부산지역 당 관계자는 "부산지역 의원들은 서 전 대표와 김 의원 사이에서 눈치를 보는 상황"이라며 "당내 후보 중 누구를 선택하기 힘들어지자 당 바깥 인사를 영입하자는 이야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최은석 기자 chamis@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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