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서 초대형 토목·플랜트 공사 3건 동시 수행5.4㎞ 유라시아 해저터널, 금융약정 체결 등 민관협력방식 첫 도입
SK건설이 터키서 수행하고 있는 유라시아터널 공사 현장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SK건설이 터키 건설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신흥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터키에서 유라시아 해저터널과 투판벨리 화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에 이어 지난해 7월 보스포루스 제3대교까지 수주하며 초대형 토목·플랜트 공사 세 건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수주로 SK건설은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해저터널과 교량 사업실적 두 가지 모두를 갖게 됐다.SK건설이 터키 건설시장에서 메이저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단초가 된 프로젝트는 바로 '유라시아 해저터널' 건설사업이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 2008년말 사업권 획득 당시 일본과 프랑스 등 선진국들이 독식하고 있던 해저터널 사업에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로 도전장을 내면서 수주에 성공했다. 수주 당시 유럽과 아시아를 관통하는 대륙간 해저터널 공사를 한국 건설사의 기술력으로 시공한다는 점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또 10억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초대형 해외개발사업으로는 드물게 프로젝트 발굴에서 운영까지 제공하는 건설·운영·양도(BOT) 방식으로 추진돼 주목을 받았다. 유라시아 터널 프로젝트는 유럽과 아시아 대륙을 가르는 보스포러스 해협을 5.4㎞ 복층 해저터널로 연결하는 사업으로 총 사업비 12억4000만달러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다. 공사기간은 총 52개월로 2017년 4월 개통 예정이며 유지보수·운영기간은 공사 완료 후 314개월(26년 2개월)이다. SK건설을 포함한 SK그룹 계열사와 터키 기업인 야피메르케지가 각각 50%의 지분을 갖고 있다. 시공은 SK건설과 야피메르케지가 공동으로 진행한다.◆터키에서 '민관협력' 방식 첫 도입 = SK건설은 2012년 말 국내외 굴지의 금융기관으로 구성된 대주단과 유라시아 해저터널 프로젝트의 자금조달을 위한 금융약정 체결에 성공하며 본격적인 착공에 돌입했다. 금융약정 체결은 지난 2008년 말 국내외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권을 획득한지 4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특히 경색된 국제금융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유럽투자은행(EIB),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등 세계 10개 금융기관의 참여를 이끌어내 더욱 그 의미가 남달랐다는 평가다. 자금조달규모는 총 9억6000만달러이며 이중 한국수출입은행이 2억8000만달러, 한국무역보험공사가 1억8000만달러를 프로젝트 파이낸싱방식으로 참여했다.금융약정 체결 성공에는 터키 정부와 대주단 간의 채무인수 보증약정을 통해 터키 최초의 민관협력사업(PPP)을 이끌어 낸 게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이 보증약정은 이번 사업의 원리금 상환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터키 정부가 채무를 인수하는 조건이 포함됐다. 이 때문에 SK건설을 포함한 사업주와 터키 정부, 대주단 등 3자가 6개월 동안 치열한 협상을 벌인 끝에 합의가 이뤄졌다.SK건설 관계자는 "유라시아 해저터널 프로젝트는 세계 유수 금융기관의 투자를 이끌어 낸 PF사업의 모범사례로 손꼽히고 있다"면서 "영국의 세계적인 금융전문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매거진의 '2012년 올해의 프로젝트(Deal of the Year)'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말했다.◆5층 높이 최대 터널굴착장비(TBM) 투입 = SK건설은 지난해 7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터키 이스탄불 해저터널(유라시아 해저터널)을 뚫을 핵심장비인 TBM(터널굴착장비·Tunnel Boring Machine) 제작을 완료하고 운송작업에 돌입했다. '일디림바예지드(YILDIRIM BAYEZID)'로 명명된 이 TBM은 단면 직경이 아파트 5층 높이와 맞먹는 13.7m이며 총 길이 120m, 무게 3300t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터널굴착장비다. 바예지드는 오스만투르크 제국 전성기를 일군 위대한 술탄의 이름이다. 또 일디림은 술탄 바예지드의 터키어 별칭으로 번개라는 뜻이다.유라시아터널 공사에 사용되는 TBM 공법은 굴착과 동시에 터널 구조물 건설이 가능해 공기단축과 안정성을 동시에 꾀할 수 있다. SK건설은 대기압의 11배에 이르는 고수압 아래서 총 3.34㎞의 TBM 구간을 하루 평균 6.6m씩 17개월 동안 굴착할 예정이다.이 장비는 큰 규모만큼 가격도 비싸 전체 공사비의 약 10%를 차지한다. 설계와 제작에만 꼬박 15개월이 걸렸다. 이후 독일 현지 공장에서 TBM장비를 분해·포장하는 데 약 5주, 터키까지 배로 이동하는 데 5주가 소요됐다. 지난해 말 터키 현장에 도착한 이 장비는 재조립을 거쳐 오는 3월 공사에 본격 투입될 예정이다.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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