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전문]박병원 은행연합회장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금융인 여러분. 다사다난했던 계사년을 뒤로하고 희망찬 2014년 갑오년(甲午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난 한해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주신 모든 금융인과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돌아보면 지난해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년간 지속되고 있는 세계경제 침체의 영향으로 우리 경제가 뚜렷한 활로를 찾지 못한 가운데 금융산업도 국내 경기부진, 가계부채 문제,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 왔습니다. 특히 서비스산업의 낙후와 제조업의 고용 없는 성장으로 인해 젊은이를 위한 괜찮은 일자리가 많이 부족했습니다.그렇지만 다른 한편으로 2013년은 국민들의 기대 속에 새로이 출범한 정부가 우리 경제와 금융의 재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나아가 국민의 행복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여러 정책적 노력을 경주한 의미있고 중요했던 한 해였다고 생각합니다.정부는 창조경제 구현을 통한 국가 경제의 활성화를 목표로 금융, 문화·컨텐츠, 의료, 관광, 교육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투자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방안을 순차적으로 발표했는데, 아직 많이 실천되지 못했고 성과를 기대하기에는 이르지만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습니다.특히 정부는 서비스산업의 중심으로서 금융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금융산업을 독자적 산업으로 육성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10년 뒤 1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금융산업 비전'을 발표·추진하고 있습니다.이는 우리 금융인에게 매우 고무적인 일로서, 금융산업의 발전이 새로운 성장동력과 일자리를 창출하고 우리나라가 21세기 경제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최우선 핵심 과제라는 점에 비춰볼 때 대단히 시의적절한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이처럼 정부가 우리 금융산업이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과 전략을 제시한다 하더라도, 치열한 생존경쟁의 바다를 항해하며 경쟁력을 키워 금융산업의 발전을 실현하는 것은 결국 우리 금융인의 몫일 것입니다.금융산업의 생존·발전을 위해서는 첫째, 금융회사도 기업이며 기업으로서 지속성장이 가능하려면 그에 합당한 수준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어야만 한다는 데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금융산업의 노력과 성과를 폄하하고 금융회사의 수익 창출에 부정적인 시각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그러나 세계 최빈국에서 선진국 문턱에 다달은 오늘날까지 국가경제의 발전을 위해 우리 금융인이 흘려 온 땀방울에 대해서는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특히 우리는 금융산업이 흔들려 국가경제가 위기에 빠지면서 엄청난 규모의 나랏돈을 쏟아부어야 했던 뼈아픈 경험으로부터 얻은 값진 교훈, 즉 금융산업의 역량 강화가 나라경제 발전의 기본이라는 점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 금융인은 사회 각계와의 소통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둘째, 금융산업이 해외 진출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 그 자체로 성장동력산업이 되도록 전력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계속된 어려운 경제여건으로 인해 한동안 해외진출에 대한 관심이 많이 줄었습니다만, 금융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국제적 경쟁력을 가진 글로벌 플레이어 출현의 필요성은 결코 줄어들지 않았습니다.해외 유수의 금융회사들이 다른 나라로 진출해 다양한 수익모델을 발굴하거나 대형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저수익성의 위기를 극복한 사례를 거울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대한민국의 제조업 기술이나 K-POP과 같은 음악이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고 있듯이, 우리 금융산업도 새로운 시대의 변화에 맞춰 탈바꿈하고 해외로 진출해 세계금융의 지도를 바꿔놓을 수 있기를 염원해 봅니다. 그리고 젊은이들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우리 금융회사의 국제화 못지않게 외국 금융회사의 투자유치도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해 오랜 숙원인 '동북아 금융중심 구상'에도 정책적 노력이 다시 경주되기를 기대합니다. 외국 금융회사가 다퉈 투자하는 금융시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지요.셋째, 수익 창출과 더불어 금융소비자 보호에 더욱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금융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가운데 금융소비자보호 위주로 금융회사 평가 잣대가 바뀌고, 국민의 눈높이 또한 많이 높아졌습니다. 수익과 리스크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어려운 여건이지만 금융의 가장 기본적인 바탕은 고객의 신뢰라는 점을 다시 한번 새겨야 할 것입니다.넷째, 경제가 어려울 때일수록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과 서민에 대한 금융지원에 더욱 세심한 배려를 기울이고, 사회공헌활동 등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기 위한 노력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국가경제의 발전과 사회 구성원의 행복 없이는 금융산업의 발전도 가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그동안 우리 금융산업이 양극화 해소 등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해온 것처럼, 금융과 경제사회 전체가 운명을 같이 하고 있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상생의 금융을 실천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입니다.마지막으로 금융산업의 비전을 달성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도 긴요합니다. 우리 경제의 당면과제는 서비스산업 발전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내수 활성화인데 금융산업이야말로 서비스 산업의 꽃이기 때문입니다. 두바이가 파격적인 규제철폐를 통해 중동의 금융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상하이가 금융 등 서비스업을 미래 경제발전의 핵심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우리에게 심각한 도전입니다. 우리도 규제 완화를 통해 우리 금융시장의 매력을 높이고 금융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을 금융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 주시기를 바랍니다.금융인 여러분. 어려울 때마다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서는 우리 금융인의 저력과 경험에 비추어 함께 노력한다면 가까운 장래에 우리 금융산업이 국가 경제의 성장동력이자 국민의 아낌없는 신뢰를 받는 핵심산업으로 우뚝 설 수 있으리라고 확신합니다.2014년을 기점으로 우리나라가 금융선진국을 향해 과감한 첫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고 훗날 기억될 수 있도록 우리 금융인 모두 같은 곳을 바라보면서, 서로 격려하고 이끌어주며 힘차게 나아갑시다.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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