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세 막고 LCD산업 육성…韓·日 업체 딸려가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중국 업체들이 대형 LCD 생산능력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LCD 패널과 관련된 부품이나 설비를 생산하는 기업이 중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기고 있다. 중국의 물량 공세로 대형 LCD 시장의 공급이 수요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24일 중국 LCD 제조업체 BOE가 8.5세대(2200~2500㎜) 유리기판 공장을 2015년 여름까지 안후이성 허베이와 쓰촨성 충칭에 열 계획이고 다른 중국 업체 TLC도 비슷한 유리기판 공장을 광둥성 선전에 짓는다고 전했다. 왕동셩(王東升) BOE 회장은 11월 말 베이징에서 공장 신설에 37억9000만달러를 투자하겠다면서 중국을 대형 LCD 생산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의욕을 보였다. TLC의 LCD 자회사는 비슷한 유형의 패널 공장을 광둥성 선전에 짓는다. TLC의 자회사는 2011년 8월 첫 공장을 열었다. 중국에서는 앞으로 2년 안에 한국과 대만 업체의 생산라인을 포함해 대형 LCD 공장이 9개까지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시장조사 회사 NPD디스플레이서치는 2015년 4분기면 중국 8.5세대 LCD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38.6%로 한국의 시장점유율에 육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업체들은 대형 LCD 생산 확충에 나서는 것은 대형 TV 수요 증가세가 탄탄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 지원도 중국에서 대형 LCD 생산이 늘어나도록 하는 요인이 됐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4월 3%로 낮췄던 LCD 패널 수입관세를 5%로 되돌렸다. 외국산 LCD 패널 수입을 줄이려는 조치였다. 업계에는 중국 정부가 수입관세를 8%로 올린다는 소문도 돌았다. 그러자 한국과 대만 업체가 관세를 뛰어넘기 위해 중국으로 생산을 옮기기로 했다. LCD 패널 가공 관련 업체도 중국으로 이전을 결정했다. 도쿄일렉트론은 패널 기판에 회로를 새기는 에칭 장비를 장쑤성 쿤샨에서 생산한다. 또 미쓰비시플라스틱은 백라이트에 쓰이는 폴리에스터 필름 공장을 7월 장쑤성 쑤저우에 열었다. 쿤샨 공장은 도쿄일렉트론의 첫 해외 생산기지다. 도쿄일렉트론은 전에는 기술 유출을 걱정해 중국 생산을 꺼렸지만 수요가 중국에서만 증가하는 상황에서는 다른 선택이 없었다. 도쿄일렉트론은 야마나시현 자회사 생산의 대부분을 앞으로 몇 년 동안 중국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중국 업체들의 기대와 달리 대형 LCD 패널 시장 성장세에 힘이 빠져서 문제다. 대만 제조업체 AUO는 예를 들어 올해 2분기에 11분기 만에 처음으로 순이익을 냈다. 하지만 중국의 물량공세에 밀려 내년 1분기에 다시 적자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는 가운데 일본 패널 제조업체는 대형 LCD에서 중국 경쟁사들과 물량으로 겨루기를 포기하고 중형과 소형 LCD에 집중하고 있다. 일본은 중소형 LCD의 30%를 장악하고 있다. 나카네 야수오 도이체증권 선임 애널리스트는 중국 제조업체가 중소형에서도 일본 기술을 따라잡으면서 일본 업체들을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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