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임금판결]전자업계 '통상임금 판결, 제조업 국내서 쫓는 일'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대법원이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자 가장 타격이 큰 자동차업계는 물론 전자업계까지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임금 부담으로 인해 국내 전자 제조업 기반을 심각하게 훼손시킬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미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상당수 생산기지를 중국, 베트남 등지로 옮겨 놓은 상황으로 이번 대법원의 결정으로 해외 생산기지 이전이 더욱 가속화될 우려도 있다. 18일 삼성전자, LG전자 등을 비롯해 국내에 제조 공장을 보유한 전자업체들은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공장 특성상 야근과 초과 근무가 많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사업장을 비롯해 스마트폰, 가전 공장 역시 주문량이 몰릴 때 초과근무는 물론 특근까지 하다 보니 생산직 임금이 큰 폭으로 상향 조정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1년에 두 번 추석과 설날 정기 상여금으로 본봉의 100%를 지급한다. 연봉에 포함되지만 지금까지 통상임금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LG전자 역시 총연봉의 20분의 8을 정기 상여금으로 지급한다. 이 금액은 통상임금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번 판결로 인해 통상임금에 포함시켜야 한다. 따라서 초과 근무가 많은 삼성전자와 LG전자,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등 국내에 제조 공장을 갖고 있는 대기업의 초과·특근 수당이 큰 폭으로 상향 조정될 전망이다. 반도체, 디스플레이는 라인을 중지시킬 경우 손해가 크기 때문에 야근과 특근 수당이 크게 늘어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될 경우 생산원가가 엄청나게 늘어날 전망"이라며 "이런 상황이라면 국내에서 더 이상 제조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상당수 제조 공장을 해외로 이전한 상황이다. 우리나라보다 임금이 저렴한 중국, 베트남 등으로 대부분의 생산기지를 옮겨 놓았다. 최근에는 중국의 인건비가 급격하게 높아지면서 다시 동남아시아 인근으로 생산기지를 옮기고 있다. 따라서 이번 대법원의 판결이 국내 전자 제조업을 황폐하게 만들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제조업 기반이 무너질 경우 고용 역시 큰 폭으로 감소하게 될 전망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고용 및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제조업 부흥에 힘쓰고 있는 가운데 이번 통상임금 판결은 찬물을 끼얹는 격"이라며 "대기업의 경우 이미 많은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시켜 피해가 적겠지만 국내서 생산을 할 수밖에 없는 협력사 상당수가 이번 판결로 인해 국내를 떠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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