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회사채 시장 승자는 미국, 내년에는 유럽?

WSJ·FT: 美 회사채 시장 올해 '최고의 해', 내년엔 금리 오르면서 타격 불가피…기업들 '美 대신 유럽으로'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미국 회사채 시장이 올해 최고의 한해를 보내고 있다. 미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규모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투자 수요가 늘면서 회사채와 국채 금리간 차이를 뜻하는 스프레드는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다만 내년에도 이와 같은 미 회사채 시장의 선전이 계속될 지는 의문이다.

▲美 투자적격등급 회사채-국채 금리차이(스프레드)<br />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이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미 투자적격등급 회사채와 국채간 스프레드는 1.21%포인트를 기록중이다. 지난해보다 0.24%포인트 줄어든 것이다. 투기등급 기업들의 회사채인 정크본드와 국채간 스프레드 역시 3.96%포인트로 지난해 5.09%포인트를 밑돈다.

▲글로벌 투자적격등급 회사채 발행

회사채와 국채의 금리 차이가 줄었다는 것은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는 것을 뜻한다. 올해 미 투자적격등급 회사채 발행은 지난해 발행액 1조660억달러(약 1120조원)를 넘어서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 정크본드 발행액 역시 3000억달러를 넘어서며 역대 두번째로 많은 액수를 기록했다.일례로 버라이즌커뮤니케이션은 지난 9월 사상 최대 규모인 490억달러의 회사채를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이에 앞서 애플은 지난 4월 170억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미 회사채 수요가 늘고 있는 데는 미국 경기회복과 초저금리의 영향이 크다. WSJ은 이에 대해 "투자자들이 미 기업의 채권 상환 능력과 미국 경제를 신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와 같은 미 회사채 선전은 올해 끝날 듯하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출구전략이 시작되면 금리 상승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금리가 오름에 따라 내년 미 회사채 시장의 부진이 불가피하다"라고 이날 보도했다. 실제로 일부 회사채 투자자들은 지난 여름 양적완화 축소를 시사한 '버냉키 쇼크' 이후 채권 금리가 오르면서 손실을 입기도 했다. 이에 따라 올해 미 우량등급 회사채의 수익률은 -1.59%까지 내려갔다.

▲글로벌 정크본드 발행 규모

내년 글로벌 기업들은 미국 대신 유럽 시장에서 채권 발행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유럽에서 발행된 정크본드가 1조2000억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60%나 늘어난 것도 이런 전망을 가능케 한다. 미 회사채 시장의 호황이 한풀 꺾이면서 양키본드(외국기업들이 미국에서 발행하는 달러화 채권) 발행 역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올해 양키본드는 미 회사채 시장의 40%를 차지하며 선전했다. 그러나 내년에는 더 많은 기업들이 유럽을 찾으면서 양키본드의 인기도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바클레이스의 마크 뱀포드 글로벌 채권부문 대표는 "올해 미 채권 시장은 기업들에게 가장 우호적인 조건들을 제시해왔다"며 "그러나 이제 기업들에게는 다른 기회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유럽 채권 시장은 기업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곳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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