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 철도노조 파업이 닷새째 접어들었으나 여전히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파업장기화를 염두에 두고 다음 주부터 열차운행 횟수를 추가로 줄이기로 했다. 운행인력 부족에 따라 그동안 100% 운행하던 KTX와 수도권 전철 운행까지 감축한다. 여객 운송 차질이 심화될 전망이다. 화물열차 수송률은 30%대로 떨어져 물류수송 비상으로 제조업과 건설업 등으로 피해가 확산될 분위기다. 코레일은 직위해제를 추가하며 강력한 엄벌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노조는 주말 연대집회 등을 통해 투쟁의 강도를 높일 예정이어서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코레일은 13일 필수 유지 및 대체 인력들의 피로가 쌓여 다음 주부터 열차 운행을 감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루 평균 주 중 200회, 토요일 232회 운행되고 있는 KTX 열차는 17일부터 주 중 176회, 주말 208회로 감축 운행된다.새마을ㆍ통근열차는 현행대로 운행된다. 무궁화호는 16일부터 10회 감축, 누리로는 12회 증편 운행된다. 주 중 수도권 전동열차 운행 횟수는 16일부터 2109회에서 1931회로 8.4% 줄어든다. 주말은 평상시와 동일하게 운행된다. 코레일 관계자는 "주로 출퇴근 시간대를 제외한 낮 시간대 감축 운행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화물열차는 운행을 늘리기로 했다. 화물열차는 16일부터 제천∼오봉 2편, 제천∼광운대 4편 등 6개 열차가 증편된다. 철도 파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산업현장마다 물류난을 호소하는 데 따른 보완조치다. 화물열차 수송률은 파업 첫날인 9일(47%)을 제외하고 30%대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날 오전 8시 기준으로 보면 화물열차는 하루 평균 279회에서 104회로 37.2% 전일과 동일하게 감축 운행될 계획이다.특히 화물열차 의존율이 높은 시멘트업계는 출하물량이 평소 대비 35%까지 줄어 비상이 걸렸다. 시멘트 업계는 제품수송과 원료조달의 70% 정도를 철도에 의존하고 있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다음 주로 넘어가면 주요지역 보관창고의 재고가 바닥날 것"이라며 "만약 파업이 2~3주로 길어지면 시멘트를 사용해야 하는 레미콘과 콘크리트파일 등 연관업계의 가동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했다. 레미콘 수급차질이 우려되자 건설업계는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공사 비수기이고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 콘크리트타설 작업이 급감했지만 장기화될 경우 현장운용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서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겨울에는 수요가 많지 않지만 다음 주까지 시멘트 운송이 원활치 않으면 공정이 지연이 될 것으로 예상돼 대응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시멘트 운송이 안 되는 공사현장에 배로 갈수 있는 해안운송업체로 바꿔 공사를 진행하는 비상대책을 마련했다"고 전했다.한편 코레일은 12일부터 파업에 참여한 철도노조 조합원 860명을 추가로 직위 해제했다. 이로써 이번 파업사태와 관련해 직위 해제된 조합원 수는 노조 전임간부 136명을 포함해 7608명이다. 전날보다 860명이 증가한 수치다. 노조도 강경 기조를 풀지 않고 있다. 철도노조는 코레일이 파업 노조원에 대해 직위해제 조치를 남발하고 가족에게까지 '철도파업은 불법'이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은 인권 침해라며 16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낼 계획이다. 아울러 14일 민주노총과 연대해 전 조합원 상경 투쟁을 벌일 예정이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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