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건욱 기자]"성공은 열심히 노력하며 기다리는 사람에게 찾아온다." 토마스 A. 에디슨의 명언이다. 이 문구와 잘 어울리는 이가 바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에서 해태로 출연 중인 손호준이다. 손호준은 '응사'를 통해 일약 스타로 발돋음했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잘 생긴 청년 해태로 전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 하지만 그가 배우로 걸어 온 길을 곱씹어 본다면 그의 성공은 우연히 오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겨울 초입 어느날, 기자와 마주한 손호준은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라고 말했다. 그것도 또박또박한 서울말로. 기자와 마주한 그는 극 중 해태가 아닌, 신인배우 손호준의 모습이었다. 일명 송태섭 헤어스타일을 벗어던지자 조각같은 외모가 그 빛을 발했다. Q: 헤어스타일을 바꾸니 외모가 확 사네요.A: 처음에는 저도 이렇게 단정하게 다녔는데 '응사' 촬영하면서 송태섭 헤어스타일로 바꿨어요. 정말 너무 어색하고 웃기더라고요. 이거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확 들었어요. 창피한 마음이 컸었죠. 하지만 점차 그 헤어스타일이 편해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헤어스타일이 달라지면서 자신감도 생기더라고요. Q: 요즘 인기 실감하시나요? 밖에서는 장난 아니실 것 같은데? A: 정신없이 바쁘진 않아요. 하지만 예전보다 알아봐주는 분들이 많아서 인기를 느끼죠. 길거리 돌아다니면 사진찍자고 하는 분들도 많고, 커피숍에서 커피사주는 분들도 많이 계세요. 감사할 따름입니다. Q: 어찌보면 신인 배우신데 캐스팅 비하인드가 있나요?A: 저는 운이 좋았어요. 다른 드라마 오디션 현장에 갔는데 캐스팅 담당하시는 분이 감독님을 꼭 한번 뵈라고 하셨죠. 경상도 출신 배우를 찾는다고 하시더라고요. '바람'이라는 영화를 찍어서 사투리 많이 배웠다고 어필했어요. 나중에 감독님이 처음에 절 경상도 출신인 줄 알았는데 전라도 출신이라는것을 알게 돼 놀라셨다고 하시던데요. 정말 운이 좋았어요.(웃음)Q: 평소에는 사투리를 안쓰시네요. 조금 실망인걸요.(웃음)A: 광주에서 올라와서 사투리 고치는데 2-3년 걸렸던 것 같아요. 사투리 잊어버리고 서울말을 사용했는데 '바람'찍으면서 사투리 연습을 하다보니 서울말이 잘 안써지고 부산 사투리를 쓰게 되더라고요. 다시 서울말을 연습하려던 찰나, '응사' 촬영이 들어가서 계속 사투리를 쓰고 있어요. 이제 드라마가 끝나는 시점이라 다시 서울말 연습 중이랍니다. Q: 그냥 편하게 사투리 쓰셔도 될 것 같은데.A: 전 많은 것을 경험해보고 싶은데 배역에 있어 사투리가 걸림돌이 될까봐 표준어를 계속 사용하려고 해요. 그렇다고 사투리가 싫은 건 아니고요. 하하. 나중에는 이북 사투리고 배워보고 싶은 걸요.
Q: 삼천포(김성균 분)와 친한 걸로 알고 있는 데 첫 인상에 대해 이야기 해주세요.A: 처음에 만났을 때 천포형 포스가 장난이 아니었어요. 때문에 범접하기 힘들겠다 생각했는데 하루 이틀 지나고 둘이 리딩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알아가는데 너무 괜찮은 분이시더라고요. 형도 저에게 배려를 많이 해줬어요. 항상 저에게 맞춰주려고 노력하셨죠. 이제는 서로 커뮤니케이션이 없어도 그냥 애드립이 던지면 내 생각대로 그대로 받아주세요.Q: 나정(고아라 분)과 윤진(도희 분) 중 손호준씨 이상형에 가까운 사람은 누군가요? A: 나정과 윤진이 둘 다 제 이상형은 아니예요. 외모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전 첫 느낌을 너무 중요시하는 편이거든요. 예쁘고 귀엽다고 해서 좋아하진 않아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예전에는 작고 귀여운 스타일을 좋아했는데 이제는 느낌이 중요한 것 같아요. 말투나 표정, 그만의 독특한 버릇에 반할 때가 많아요.Q: 도희씨가 전라도 여수 출신이죠? 더 정이 가진 않나요? A: 솔직히 도희를 한번 더 보게 되죠. 하지만 도희가 막내라서 저 뿐만 아니라 모든 출연자가 예뻐해요. 발랄하고 귀엽지 않나요?Q: 친하게 지내시는 전라도 출신 연예인들이 있을 것 같은데?A: 유노윤호와 홍진영 씨는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미쓰에이 수지요? 음 친해지고 싶어요. 모든 남자들이 친해지고 싶은 분 아닌가요? 하하. 저도 팬심은 있답니다. Q: 광주에서 올라오신 지 10년째라고 들었는데 서울 생활은 어땠나요?A: 서울은 정말 많은 경험을 하게 해 준 곳이었어요. 너무 많은 경험을 많이 했답니다. 너무 힘들게 살았어요. 예를 들면, 힘들 떄는 라면 하나 가지고 2-3일 동안 먹고, 국물은 아까워서 남겨놓고 찬밥 말아먹고 버텼어요. 하루에 한끼 먹는 날도 많았고 노가다 등 안해본 일이 없었어요.
Q: 그렇게 힘든데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진 않았나요? 라면 이야기는 좀 충격이네요.A: 부모님 품에만 있었으면 편하게 살았을텐데 혼자 자립해서 살았잖아요. 그 경험들이 연기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배우는 정말 많은 것을 할 수 있어야 된다'는 지인의 말에 될 수 있으면 많은 일을 해보게 된 것 같아요. 포기요? 그런 생각은 안했어요. 연기말고는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이 없었어요.Q: 연기를 시작하신 계기가 따로 있었나요?A: 고등학교 1학년 때 교회에서 하는 연극행사에 우연히 참여하게 된 적이 있었어요. 저희 아버님이 그 교회 청소년부 집사님이셨는데 연극을 주관 하셨죠. 아버지가 주관하시는데 아들이 안나가면 되겠냐는 생각에 참여하게 됐어요. 정말 짧은 역할을 맡았는데 임팩트 있는 대사가 있었거든요? 관객들의 웃음소리와 환호를 받고 무대를 내려왔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더라고요. 그때가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Q: 1994년도에 호준씨는 뭘하고 있었나요? 극 중에서는 대학교 1학년이잖아요. A: 1994년이면 제가 초등학교 3학년 때였을 거예요. 그 당시부터 중학교 때까지 축구부 활동을 했었어요. 당시 물건들이나 노래들은 어렴풋이 기억 나요.(웃음)Q: 손호준씨는 앞으로 어떤 배우로 성장하고 싶은지 궁금하네요.A: 제가 감히 '이런 배우가 되고 싶다', '이런 작품 해보고 싶다'라고 하는 것은 오만이라고 생각해요. 굳이 말하자면 '응사'의 해태라는 캐릭터를 잘 소화해서 좀 더 재밌는 감초 역할을 해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요.(웃음)Q: 벌써 마지막 질문이네요. 손호준에게 '응사'란?A: 저에게는 정말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작품이예요. 어떻게 설명할 수 없네요. 음..'응사'를 하면서 손호준이라는 배우가 있다는 것을 알린 것도 있지만 제가 지방 출신이라 서울에 있으면서 만나는 사람들이 한정돼 있잖아요. 마치 새로운 가족들을 만난 느낌이랄까? 배우 분들은 물론, 스태프 분들도 너무 좋아요.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해준 '응사'를 어떻게 잊겠어요. 하하. 박건욱 기자 kun1112@asiae.co.kr사진 송재원 기자 sunn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대중문화부 박건욱 기자 kun1112@asiae.co.kr대중문화부 송재원 기자 sunn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