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하나면 내 차가 알아서' ETRI 무인발렛주차기술
- 스마트폰으로 완전 자동 주차…호출까지 가능해- 세계적 경쟁 치열…국내차 우선적용 수출증대 한몫- 2018년 동계올림픽서 무인셔틀 운행이 목표, CO₂절감
▲ETRI 연구진이 개발에 성공한 무인 발렛주차를 시연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1980년대 말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TV드라마 '전격Z작전'의 첨단 자동차 '키트' 처럼 운전자가 호출하면 자동으로 달려오는 자동차의 구현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스마트폰으로 자동차를 자동으로 주차하고, 또 주차된 자동차를 사용자가 내렸던 위치까지 정확히 호출하는 기술을 시연하는데 성공했다고 26일 발표했다. ETRI가 4년이 넘게 개발해 온 이 기술은 차량에 5개의 카메라 센서, 10여개의 초음파 센서를 장착하고 주차면에도 미리 센서를 설치해 완전 자동 주차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지능형 자동차와 도로 인프라기반 IT기술이 융합해 새로운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이번 연구의 핵심은 주변에 다른 차량과 같은 장애물 유무와 상관없이 영상 센서를 사용해 자동주차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 기술은 주차장 내 지도 등이 미리 완비된 자동주차관리시스템의 적용이 필수적이다. 주차장 인근에 도착했을 때 해당 주차장의 지도를 다운받아 무인발렛주차가 가능하게 되는 원리다. 운전을 하다가 대형마트나 운동장 부근에 차를 세우고, 스마트폰을 이용해 해당 주차장 관리서버에 접속하면 자동차가 빈 주차공간을 알아내 스스로 주차장소로 향한다. 야간에 급히 응급실로 가야 하는 비상상황이나 휠체어를 탄 장애인 운전자, 공항처럼 넓은 공간에서 주차할 자리를 찾아야 할 때도 스마트폰으로 명령만 내리면 자동차가 스스로 빈 자리를 찾아 정확히 주차한 후 스마트폰에 주차 위치와 주변영상을 전송해 준다.도심에서 불법주차로 인한 교통체증이 해소돼 시간적 경제적 손실도 대폭 줄일 수 있고, 주차공간을 찾느라 돌아다니며 소비하는 연료를 절감함은 물론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도 가능하다. 주차장 내에서의 교통사고, 교통혼잡 등도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ETRI는 내다봤다. 연간 18조원에 달하는 사회적 비용과 연간 7만5000L의 가솔린 절약효과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무인으로 주차할 때 자동차의 속도는 대략 1~3Km/h 정도다. 자동차 차체에는 5개의 카메라 센서가 달려 있어 주변에 보이는 것이 차량인지, 사람인지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ETRI는 "시중에 판매되어 운용되고 있는 주차보조시스템(PAS)과 완전히 다른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운전자가 변속기어나 가속페달, 브레이크 등을 작동할 필요가 전혀 없다. 현재 상용화된 기술보다 훨씬 진보된 혁신적 기술이란 설명이다. 연구진은 앞으로 5년 내에 상용화가 가능해 세계적 자동차업체들과의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20여 개에 이르는 부품의 조달 가격을 낮춰야 하는 것이 숙제다. 지금 약 1000만 원 수준에서 20%인 200만 원대로 낮추겠다는 목표다. 시장조사 전문기관에 따르면 지능형 안전시스템 관련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17년에 약 3조9000억원, 국내시장은 2200억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연구진은 관련기술을 ISO 국제표준으로도 만드는 한편 지난 4년간의 연구로 얻은 국제특허 10편을 출원하고 약 30여 편의 논문도 발간했다. 주차관제시스템 관련 회사와 무인차개발업체 등에 5건의 기술을 이전하기도 했다. 최정단 ETRI 자동차인프라협력연구실장은 "후속과제 연구를 통해 오는 2018년 개최되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본 기술을 무인셔틀에 탑재, 운용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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