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술육성사업 1차 과제 27개 선정
[아시아경제 명진규ㆍ박민규 기자] 삼성그룹이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신기술 개발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가동에 들어갔다.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평가받는 애플의 뒤를 빠짝 추격하며 이제는 스마트폰 분야에서 원조인 애플을 뛰어넘은 삼성이지만 '추종자(패스트팔로어)'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다녔다. '선도자(퍼스트무버)' 칭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이 미래기술육성사업에 10년간 1조5000억원을 쏟아붓는 이유다.삼성은 14일 미래기술육성사업의 1차 지원 과제로 '얼음화학' 등 총 27개 과제를 선정해 발표했다.이번 사업은 ▲기초과학 ▲소재기술 ▲정보통신기술(ICT) 융합형 창의과제 등 3대 분야에 10년간 총 1조5000억원을 출연해 국가 미래기술을 육성하는 것이다.별도로 설립된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이 기초과학을,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가 소재기술과 ICT 융합형 창의과제를 각각 맡는다.삼성그룹은 당초 모든 과제를 재단을 통해 진행하려 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 측이 제안한 무상통상실시권이 문제가 됐다. 무상통상실시권은 연구의 결과물인 특허권을 연구자 개인의 소유지만 삼성 측이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조항이다. 재단 승인을 맡은 미래창조과학부는 공익재단의 성격상 연구의 결과로 발생하는 특허권을 삼성이 무상으로 사용하는 것은 공익에 위배된다고 반대했다. 이에 따라 삼성은 재단과 센터로 분리해 각각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재단에서 진행하는 기초과학 연구는 노벨상 배출을 위한 장기 프로젝트로 진행된다. 강헌 서울대 교수가 진행하는 '얼음화학'이 대표적인 프로젝트다. 기존 화학 연구가 액체·기체 상태에서 진행되던 것과 달리 얼음 상태인 물을 연구하는 것이다. 물은 지구상에서는 액체나 기체로 존재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우주 공간에서는 얼음으로만 존재하기 때문에 새로운 화학 연구 분야를 개척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경규 성균관대 교수는 '이형핵산들의 구조 기능 연구를 통한 유전정보 및 세포 기능 조절작용에 대한 통합적 이해'에 대해 연구한다. 이외에 김병한 연세대 교수가 '호몰로지 대수 이론의 모델론을 통한 연구'를 진행하는 등 화학·물리·수학·바이오 분야가 대거 선정됐다. 센터에서 진행하는 소재기술 및 ICT 융합형 창의과제 15개는 수년 내로 상용화가 가능한 프로젝트들이 대거 선정됐다. 소재 분야에선 유명민 경희대 교수가 '희토류 금속을 포함하지 않는 고효율 엑시톤 포집분자 소재'에 대해 연구한다. 희토류는 광전자 소자 작동에 필수 소재로 사용되고 있지만 희귀물질로 분류돼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소재군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유 교수의 연구가 성공할 경우 희토류 없이 고효율의 빛을 낼 수 있어 향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사업에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김효곤 고려대 교수는 '시점 시력 인식과 자동 도수조절 기능을 가진 미래형 안경' 개발에 나선다. 이 기술은 착용자에 따라 자동으로 시력을 인식해 도수를 조절해 준다. 향후 스마트안경의 대중화를 고려하면 유용한 기술 중 하나로 손꼽힌다. 임성준 중앙대 교수는 '나노입자 잉크로 일반 종이에 프린팅한 무선터치패드' 개발을 진행한다. 일반 종이에 프린팅을 한 뒤 이를 터치패드처럼 사용할 수 있는 기술로 활용 가능성이 높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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