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지수가 다시 한번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 12일 강세를 보이며 안도를 했지만 이내 하루만에 큰 폭의 약세를 보였다. 시장에 드리워진 그림자가 여전히 걷히지를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양적완화(QE) 축소 우려의 그림자다.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좋게 나오면서 QE 축소가 앞당겨질 것이란 예상이 시장에 불안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조정으로 10월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상황이라 허탈감에 불안감까지 시장에 드리워진 그림자가 더 짙게만 느껴지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1950선을 전후한 하방의 지지력은 여전히 견고한 것으로 내다봤다. 대외 경기 개선에 따른 한국의 수혜 가능성이 여전히 높은 데다 신흥국 증시의 추가 급락 가능성은 낮아 보이기 때문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애널리스크= 이번 조정 사유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 외국인 매도가 단기 수급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하반기 들어 15조원 가량 순매수하며 국내 증시 유동성 랠리의 주역을 자처했던 그들이었지만 현재는 8거래일 연속 순매도로 돌아선 모습이다. 수급 버팀목의 부재는 시장 속락의 직격탄이었다. 다음으로 QE 연내 조기 축소 가능성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10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매파적 해석과 셧다운 여파에도 불구하고 흔들림 없는 개선세를 보였던 미국 경제지표에 기인한다. 미국 매크로 개선과 통화정책 조기 정상화에 대한 기대는 달러 표시 자산에 대한 러브콜 강화로 연결됐다. 시장 금리 상승과 달러화 강세는 선진국 증시와 신흥국 증시 등락률을 가르는 분수령이었다. 국내 증시 역시 신흥국 증시 동반 부진의 늪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마지막으로 올 3분기 실적에 대한 실망이 투자자들의 눈높이 조정으로 연결됏다. 현재 시장 주가수익비율(PER)은 8.9배로 2005년 이후 장기 평균치인 9.8배 대비 저평가 영역에 있지만 10% 수준의 추가 실적 하향이 나타날 경우 한국 증시 밸류에이션 매력은 희석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대외 경기 개선에 따른 한국 수혜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는 점, 신흥국 증시의 추가 급락 가능성이 낮다는 점,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에 대한 신뢰 등을 감안할 때 지수 1950선을 전후한 하방의 지지력은 여전히 견고하다는 판단이다. 현 주가 수준을 고려할 경우 국내 증시 12개월 선행 PBR 1배는 1950~1960포인트를 전후한 지수대에 해당한다. 과거 PBR 1개 구간은 신뢰할만한 증시 저점이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수 1950포인트까지의 추가 조정 가능성을 상정해본다면 포트폴리오 내 현금화가 가능한 종목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운신의 폭을 확대해둘 필요가 있다. 또한 상장지수펀드(ETF) 분할매수를 통해 불확실한 단기 α(알파, 개별 종목 및 업종 선택을 통한 시장 대비 초과 수익)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안정적인 β(베타, 시장 수익률)를 도모하는 편이 효과적이다. 조정을 활용해 종목과 업종을 매수하고자 하는 투자자라면 몇 가지 테마를 상정해두고 압축 포트폴리오로 대응해야 한다. 따라서 실적 불확실성이 걷히고 향후 실적 호전이 예상되는 종목군(SK하이닉스, 롯데하이마트), 유럽중앙은행(ECB) 부양정책 수혜 기대와 실적 턴어라운드 양상이 구체화되는 종목군(현대중공업을 필두로 한 조선업종), 단기 낙폭 과대로 주가 선조정 이후 부닥을 타진하는 종목군(LG화학, 대림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지현 동양증권 이코노미스트= 투자자들의 G2(미국과 중국)에 대한 기대가 다시 변하변서 증시는 조정을 받고 있다. 즉, 미국 경제지표 개선으로 QE 기대가 앞당겨지고 중국에 대한 기대가 약화된 것이 증시 조정의 빌미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성장세 강화와 QE 축소, 중국 성장세 둔화가 향후 진행되겠지만 국내 증시는 다른 신흥국들과는 차별화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규모 경상흑자와 물가 안정으로 환율이 안정돼 있고 선진국 수출 의존도가 높아 미국과 유럽의 경기회복에 따른 수혜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 회복세는 연내 QE 축소에 나설만큼 강하지는 않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아직 둔화되고 있으며 고용을 창출하는 설비투자도 부진해 연내 QE 축소는 어려울 전망이다. 미국은 내년부터 고성장기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올해 성장률은 2%를 하회하겠지만 내년에는 3%에 가까운 고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미국 경기회복의 원동력이 된 것이 주택시장이라면 내년에는 소비와 설비투자가 성장을 견인할 것이다. 미국의 소비 회복이 본격화되면 QE 축소 우려가 약화되고 경기 개선에 따른 수출, 기업실적 등에 더 주목하게 될 것이다. 미국 경기모멘텀이 강해지면 선진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다른 신흥국들과 차별화된 증시 흐름이 예상된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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