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출구전략 일러' 비둘기색 드러낸 옐런

[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세계 경제대통령'으로 불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차기 의장으로 지명된 재닛 옐런이 비둘기파 성향을 분명히 드러냈다. 옐런 지명자는 미 상원 은행위원회 인준 청문회를 하루 앞둔 13일(현지시간) 미리 공개한 기조 연설문을 통해 “경제 위기 이전 수준으로 (경제가) 회복하기 위해서 아직 갈 길이 멀다”고 강조했다. 그는 “FRB가 과거의 통상적인 통화 정책으로 돌아가기 이전에 경제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할 일이 아직 많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FRB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정책 수행 필요성을 강조하는 비둘기파의 본색을 제대로 드러낸 셈이다. 이들은 매달 850억달러(91조1625억원) 규모의 채권 매입을 통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온 3차 양적완화와 사실상 제로 금리를 통한 경기 부양 정책의 필요성에 비중을 두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옐런 지명자는 한 발 더 나아가 경기 부양정책이 상당기간 유지될 필요가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그는 “10%대로 치솟았던 실업률이 지난 10월 7.3%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이는 노동시장과 경제 활동 자체가 지닌 잠재력에 비해 훨씬 못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한 경기 회복이 이뤄져야 예전의 일반적인 통화정책으로 복귀할 수 있다”면서 “현재 경기부양 정책이야말로 이 같은 통화정책으로 복귀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지름길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실업률 등이 상당한 개선됐지만 아직 안정적인 경제 회복 단계라고 판단할 수 없으며 상당기간 강력한 경기 부양책으로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 이 같은 언급은 금융시장에서 '12월 양적완화 축소 전망'이 새로운 불안요소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성급한 양적완화 축소에 거부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옐런의 기조 연설문이 나오자마자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2.702%로 떨어지며 안정세를 보였다. 이런 영향력 때문에 시장과 언론은 14일 열리는 미 의회의 옐런 지명자 인준 청문회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다. 뉴욕타임스(NYT)는 13일자에 '시장과 투자자들에게 분명한 메시지 전달'을 주문했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고용과 물가(인플레이션)를 동시에 장악할 수 있는 의지와 식견'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옐런 지명자는 FRB 부의장 시절 조용했던 모습에서 탈피, 이제 분명한 자신의 목소리로 이 같은 요구에 응답하기 시작했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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