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다섯배 뛴 기업…알고보니 착시현상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 상장사 들여다보니..작년 적자서 흑자된 뒤 실적비교해 급성장처럼 보여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올 3ㆍ4분기 잠정실적을 내놓는 상장사들이 잇따르는 가운데 영업이익이 무려 세자릿수로 늘어나는 기업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중 일부는 기저효과나 착시효과에 따른 것으로,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3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30일까지 3분기 별도 기준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 가운데 전년 동기 대비 2배이상 영업이익이 늘어 수치상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기업은 총 9개사(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에스씨디, 일동제약, 에스에너지, 국제엘렉트릭, 아이센스, 유한양행, 수성, 액트)다.에스씨디는 올 3분기 1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전년 동기 대비 406% 성장세를 보였다고 지난 28일 공시했다. 지난해에 비해 5배 가까이 영업이익이 불어난 셈이다. 하지만 전 분기(4월1일~6월30일)와 비교해서는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10~25%까지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3억원대 수준이었던 지난해 동기와 견주어 증감률을 추산하다보니 성장세가 커 보이는 ‘기저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에스에너지도 영업이익 32억원을 달성, 전년동기대비 322%의 성장세를 보였지만 이 역시 비교시점 실적이 낮은데 따른 결과다. 지난해 3분기 7억5900만원의 영업이익을 낸 에스에너지는 직전해(2011년) 29억1800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선 뒤 낸 실적과 비교하다보니 영업이익 성장세가 높아보이는 '착시효과'가 반영된 것이다. 이외에 액트는 지난해 3분기 5억4400만원의 영업이익을 내 직전해(25억원) 대비 79% 감소한 실적이 올해 실적의 기저효과가 됐다. 수성도 지난해 3분기 2억5600만원의 영업이익을 내 직전해(13억8200만원) 대비 34% 감소한 수치가 올해 기저효과로 작용했다. 전년동기대비 높은 영업이익 성장세를 보였지만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한 곳도 있다. 유한양행은 11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전년동기대비 269% 성장세를 보였지만 증권사들은 시장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이란 평가를 내놓고 있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장예상치 136억원을 하회한 실적을 발표, 기대치에 못미쳤다"면서 "수출이 전년대비 38% 감소한 198억원에 그친 것이 실적 부진의 요인이 됐다"고 짚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영업이익이 세자릿수 이상 증가한 곳은 대부분 지난해 불황에 대한 반사효과인 상장사가 많다"면서 "실적턴어라운드를 기록한 곳인지 확인하려면 전분기와 지난해분기, 그리고 시장예상치와 견주어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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