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캔들' 박상민-김재원-조재현, 이들 부자가 남긴 사랑

[아시아경제 최준용 기자]MBC 주말드라마 '스캔들: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극본 배유미, 연출 김진만 박재범, 이하 스캔들)은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깊은 여운을 남기고 종영했다.27일 오후 방송된 '스캔들'에서는 배우 김재원이 아버지 조재현과 떠난 마지막 산행에서 부자간의 사랑을 확인하는 장면이 그려졌다.하은중(김재원 분)은 아들과 함께 산에 가고 싶다는 하명근(조재현 분)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어쩌면 부자사이에 마지막 밤이 될지도 모르는 여행을 떠났다.그는 차가운 물가에 들어가 통각을 통해 아직 살아있음을 느끼는 하명근의 뒤에서 조용히, 하지만 누구보다도 깊게 "키워주셔서 감사하다"고 외쳤다.하명근은 그런 아들에게 생과 사의 갈림길에 놓인 나직한 음성으로 "고맙다"고 대답할 뿐이었다.둘의 대화는 지극히 평범했지만, 그 이상의 의미를 품고 있었다. 하명근은 자식을 죽게 한 장본인인 장태하(박상민 분)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의 아들을 납치해 '하은중'이란 이름으로 키운 것.아들 하은중은 그 사실을 알고, 자신을 키워준 납치범과 그의 원수인 친아버지 사이에서 놓칠 수 없는 두 마리의 토끼를 찾아 헤매야 했다.결국 하은중이 선택한 길은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두 명의 아버지 모두를 사랑하는 일이었다. 그는 장태하를 위해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자수를 하는가 하면, 하명근의 복수를 돕기 위해 자기 것이 될지도 모르는 친부의 부와 권력을 포기했다.하은중이 그렇게 자기 자신까지 포함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얻은 것은 두 아버지의 사랑이었다. 장태하는 하은중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감옥에 들어갔고, 하명근은 그의 품에서 만족스럽게 세상을 떠날 수 있었다.우리 사회는 구성원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욕심내고 취하라고 강요한다. 사람들은 그런 세상의 압박 속에서 거짓된 욕망에 휘둘리며 진정 자기가 추구해야 할 것을 놓치고 살아간다. 하은중을 연기한 김재원이 그 와중에 보여준 것은 마음을 비우는 힘, 진정한 사랑은 채워 담는 게 아니라 나의 피와 살로 그 대상을 품어 안는 것이란 단순한 진리였다.최준용 기자 cj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