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배우 조성하와 오만석 부부가 상반된 모습으로 극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20일 오후 방송된 KBS2 드라마 '왕가네 식구들'(극본 문영남, 연출 진형욱)에서는 고민중(조성하 분)의 처가 식구들이 그에게 먼저 "처지를 이해 못 하는 것도 아닌데 미안했다"며 화해의 손길을 내미는 모습이 그려졌다. 하지만 그런 사과가 모든 일을 해결해주진 않았다. 고민중이 가난한 가장이라는 사실은 여전했고, 허영심 많은 아내의 눈높이도 갑자가 낮아지지 않았다. 고민중은 아내 왕수박(오현경 분)이 자신을 대하듯 시아버지조차 무시하자 "농사일이 얼마나 힘든지 아느냐. 계속 그럴 바에는 차라리 아버지가 보내주는 농작물들 먹지 마"라고 소리치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극중 조성하는 사업에 실패해 처가살이를 시작한 무능력한 가장 고민중으로 열연 중이다. 그는 미인대회 출신인 부인의 소비 패턴을 감당할 수 없어 자주 다툼을 만드는 인물이다. 고민중의 아내와 장모는 그런 그가 우습게 보이는지 자주 바가지를 긁는다. 고민중이 약간의 용돈을 아버지에게 보냈을 때도 그는 "자기 가족도 못 챙기면서 뭐 하는 짓이냐"는 잔소리를 듣고 결국 울분을 터뜨렸다.한편 허세달(오만석 분)은 고민중과 상반된 입장에서 아내 왕호박(이태란 분)을 대하고 있다. 그는 뻔뻔하게 "요즘 남자 소망이 뭔지 아느냐"며 "돈 많고 멋진 여자가 나타나서 구질구질한 삶을 구제해주는 것"이라고 말할 줄 아는 남자다. 허세달은 사실 아내와 온갖 가난의 설움을 이겨내며 살아왔다. 하지만 그는 그런 삶에 진저리가 난 듯, 젊고 능력 있는 회사 '이사님'과 바람을 피며 돈의 맛을 알게 됐다. 고민중과 왕수박, 허세달과 왕호박은 이처럼 닮으면서도 서로 대조되는 역할로 극의 흐름을 이끌고 있다. 시청자들은 허세달의 발언에 가당찮음을 느낀다. 하지만 그들이 고민중의 안타까운 사연을 생각하면 허세달의 솔직한 외침은 통쾌하기도 하다. 또 그 반대도 마찬가지. '왕가네 식구들'은 그 안에서 진정 가족을 이어주는 끈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 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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