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남대문시장의 변신에 거는 기대

국내 최대 전통시장인 서울 남대문시장과 인근 신세계백화점이 오늘 중구청에서 '전통시장 상생발전 협력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신세계는 상품 배치와 가격표시 등 백화점이 가진 노하우를 시장상황에 맞게 변형해 전수한다. 시장 상인을 위한 중국어ㆍ일본어 강좌를 열고 고객응대 서비스도 전달한다. 백화점 홍보물과 홈페이지에 시장 맛집과 명소, 행사를 소개함으로써 백화점 고객이 남대문 상권에 관심을 갖게 하기로 했다. 전통시장과 백화점, 해당 지자체가 함께 지역상권 활성화에 나선 상생 전략이다. 중구청은 백화점과 시장 사이에 만남의 장소와 쉼터를 만들고 시장 내 이정표와 안내 표시를 정비함으로써 남대문~명동 상권을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쇼핑 올레길'로 만들 계획이다. 전통시장과 백화점이 각자 장점은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상권을 형성하면 서로 이득이다. 비슷한 여건의 다른 시장과 백화점들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그렇다고 전통시장의 무조건식 백화점 따라하기는 경계할 일이다. 역대 정부의 전통시장 활성화 대책에도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백화점, 기업형 슈퍼마켓(SSM) 간 매출 격차는 더 벌어졌다. 화장실을 깨끗하게 단장하고 주차장을 확충하며 소량도 배달해주는 식의 현대화가 반드시 정답은 아니라는 얘기다. 전통시장의 불거리와 먹거리 등 특성은 살리면서 외국인 관광객 등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는 '문화관광형 시장'이 대안이다. 지난해 한국관광공사가 꼽은 '한국관광의 별' 쇼핑 부문 1위는 면세점ㆍ백화점이 아닌 강원도 정선 5일장이다. 한 해 35만명이 다녀갔다. 정선 5일장이 쇠락한 폐광지역 경제를 되살린 것은 북적이는 장터의 생동감 넘치는 모습이 관광의 흥취를 돋우기 때문이다. 지역 특산물과 풍습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곳이 전통시장이다. 때문에 사람들은 낯선 곳으로 여행할 때 흔히 그 지역 전통시장을 찾는다.  서울 청계천에 다시 물이 흐르면서 인근 광장시장 먹자골목이 각광받고 있다. 전북 전주 남부시장은 시장 복판에 퓨전 요릿집과 옷가게 등 '청년몰'을 유치함으로써 인근 한옥마을을 찾는 젊은 관광객들을 끌어들였다. 지방 곳곳에 개설된 올레길과 지역 전통시장을 연결하는 스토리가 담긴 '테마형 시장'도 한 방법이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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