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NASA)의 우주선 발사대 임대계약 수주전 불꽃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의 최고경영자(CEO)와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제프 베조스와 엘론 머스크가 치열한 우주전쟁을 벌이고 있다. 우주 여행을 꿈꾸는 두 선구자는 우주선개발에 이어 우주선 발사대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닷컴 CEO [출처: 블룸버그]
이 둘은 각각 순자산이 294억 달러와 88억 달러로 블룸버그통신 세계 억만장자 지수에서 17위와 135위에 오른 갑부로, 막대한 자금력과 일반인의 생각을 초월한 기발한 프로젝트를 벌여 명성을 날리고 있다. 이들은 이제 지구를 벗어나 우주 정복을 위해 우주선 발사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
2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나사가 지난 5월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의 케네디우주선센터의 발사대 운영사업자를 찾는다며 공고를 내자 베조스와 머스크의 회사가 입찰에 뛰어들었다. 블루오리진과 스페이스X가 그것이다.달에 우주인을 보낸 아폴로 우주선을 쏘아 올린 이 발사대는 2011년 우주왕복선을 퇴역시키고, 우주인을 국제우주정거장에 보내거나 데려오는 일을 러시아 등의 나라에 의존하면서 일감이 없어 거미줄만 날리고 있었다스페이스X는 독점 리스계약을, 불루오리진은 리스후 공유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캘리포니아주 호손에 있는 스페이스X는 전 상원의원을 로비스트로 고용하고 상반기에만 54만 달러를 로비자금으로 지출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였다. 이에 맞서 워싱턴주 켄트에 있는 블루오리진도 5월에 나사에 예산을 배정하는 하원세출위원회 의장을 지낸 인물 등 2명을 채용하고 6월에 2만달러를 로비비용으로 지출했다.전문가들은 미국 동부 해안에는 우주선을 발사할 수 있는 발사장의 숫자가 제한돼 있는 반면, 두 회사는 발사 물량을 늘리고 싶어하기 때문에 발사대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고등학생 시절 우주에 호텔과 놀이공원을 세우는 사업을 꿈꾸는 등 오래 전부터 우주에 빠져 있었던 베조스는 2000년 항공우주회사 ‘블루 오리진’을 설립, 개인 우주여행을 가능하게 하는 우주선과 관련 기술 개발을 지원해왔다.그는 지난 3월19일 나사가 1960~1970년대 아폴로 우주선을 쏘아 올린 새턴 5호 로켓에 장착된 엔진 F-1의 잔해 2개를 4.8㎞ 심해에서 인양했을 때 자금을 지원했다.그가 인류 최초의 달 탐사선 아폴로 11호의 엔진을 찾겠다고 공언한지 1년 만이었다. 1969년 7월16일 쏘아올린 5개의 F-1 엔진은 계획대로 발사 직후 바다에 떨어졌고, 며칠 후 닐 암스트롱은 달 착륙에 성공했다.
머스크는 10여년 동안 우주사업을 펼쳐온 우주광이다. 그는 2002년 우주여행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스페이스엑스를 설립했다. 2011년 4월 5일에는 중량급 로켓 ‘팰컨’을 선보였다. 머스크는 팰컨이 우주왕복선이나 델타 IV 로켓의 2배인 53t이상을 정지궤도에 쏘아 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지난해 5월 무인 우주선 ‘드래곤 캡슐’을 쏘아 올려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킹시키는데 성공했다.스페이스X는 2~3년 내로 유인 우주선을 운영하고 장기로는 달에 사람을 보내 식민지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누가 사업자가 될지는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우선 나사는 미 회계감사원이 12월12일까지 검토를 내린 뒤에야 결정을 내릴 수 있다.방산 전문 컨설팅업체인 틸그룹의 마크로 카세레스 분석가는 “리스 계약을 따낸 쪽이 누가 언제 발사대를 이용할 수 있을지를 결정하는 지배권을 쥘 것”이라고 전망했다.블룸버그통신은 스페이스X가 16억 달러 규모의 계약에 따라 지난해 무인화물선을 발사시켜 무사 귀환시킨 예를 들어 블루오리진에 앞서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그러나 미국 의원 7명이 나사 국장에게 서한을 보내 “상업용 우조선 시장이 이제 발달단계인 만큼 한 회사가 고유한 자산을 사용해서는 안 되며, 발사대는 다수 기업이 사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서한을 보내 사실상 반대의견을 표명해 뚜껑은 열어봐야 한다.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부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