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는 시리즈] 스토리가 있는 산업단지

[편집자주]아시아경제에서는 추석 명절을 맞아 그간 기사화된 기획 시리즈 중 일부를 엄선하여 독자 여러분께서 한눈에 보실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안전한 귀성·귀경길 되시고 풍성한 한가위 맞으시길 빕니다.①산단공의 힘 <상> 찾아가는 서비스, 기업을 감동시키다-"중기 고객님, 지금 찾아뵙겠습니다""공장 설립은 둘째치고 등록을 어떻게 하는지도 잘 모르고 있었는데, 공단 관계자들이 직접 찾아와 A부터 Z까지 알려주더군요. 덕분에 지금은 작업장을 정상 운영하고 있습니다. 회사 입장을 하나하나 배려해 주는 서비스에 놀랐습니다." 항공기 부품제조업체 샤프를 운영하고 있는 백순석 대표는 최근 한국산업단지공단(산단공)의 '찾아가는 서비스'를 이용한 후 "감동했다"며 말을 전해왔다. 샤프는 공동기술개발 업무협약을 앞두고 공장 등록을 선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입주 서류 미비와 복잡한 절차 때문에 문제를 겪던 차에 지난 4일 산단공의 서비스를 받고 활로를 찾았다. 산단공은 입주 서류를 대신 작성하는 등 등록절차를 대행해 주었으며, 공장설립 이후에도 제조설비 확충 과정의 애로사항에 대한 해결책까지 제시해주었다. 백 대표는 "앞으로도 애로사항이 생기면 산단공의 서비스를 적극 애용하겠다"며 신뢰를 표시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산단공은 찾아가는 서비스를 통해 우리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는 서비스 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산단공 관계자에 따르면 "찾아가는 서비스를 통해 시화ㆍ창원ㆍ광주 등 3개 지역에서 처리된 민원 건수가 시행 한 달만에 100건을 넘어섰다"며 "민원처리 중에서 찾아가는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도 18%에 달한다"고 말했다.

지난 달 시화단지를 방문, '찾아가는 서비스' 진행 상황을 현장점검하는 김경수 산단공 이사장(가운데)

 찾아가는 서비스는 각 지역 산단공의 민원창구 직원이 내방을 희망하는 기업에 직접 찾아가 민원을 상담ㆍ처리해주는 서비스로 지난달 11일부터 시화ㆍ창원ㆍ광주 3개 시범지역에서 실시되고 있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가 실시되기 전에는 민원 기업이 시간을 쪼개 직접 창구를 찾아와야만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지난해 고객의 소리(VOC)에 접수된 해피콜 응답에서 13.2%의 기업이 업무처리ㆍ행정처리 지연에 대해, 6.9%는 복잡한 업무절차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찾아가는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기업들이 창구를 직접 찾아가는 비중이 크게 줄었다. 공단별로 찾아가는 서비스의 이용 비중을 살펴보면, 광주의 경우 39%, 창원은 29%에 달했다. 반면 직접 창구를 찾는 기업은 38%, 11%에 불과했다. 산단공은 찾아가는 서비스를 오는 9월까지 시범적으로 운영한 후 미비점을 보완, 향후 51개 산업단지로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이처럼 산단공이 고객서비스 중심으로 변모한 배경에는 김경수 이사장의 강력한 '서비스 중심' 경영마인드가 자리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산단공을 최고의 서비스 조직으로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한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항공사 이상의 서비스 창조'라는 비전도 제시했다. 국내를 넘어 세계에서 인정받는 우리 항공사처럼 산단공도 세계적 수준의 기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포부다. ②산단공의 힘 <중> '中企 물음표'를 지워드립니다…'기업 주치의 센터'"민간 컨설팅 회사에서 이런 서비스를 받으려면 적어도 한 사람당 1000만원 정도는 받았을 겁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매출액이 100억원대였지만 이제는 2015년까지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잡고 있습니다. 중견기업으로의 성장도 더이상 꿈이 아닙니다." 지역 산업단지 내 클러스터(산업집적지ㆍcluster)들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산단공)과 기업은행이 함께 마련한 '기업주치의센터' 서비스 덕택이다.  산단공 관계자는 17일 "주치의센터가 기업의 높은 양적 성장을 이끌어내고 있다"며 "산업단지 내의 금융ㆍ정책플랫폼 기능을 도맡아 기업의 질적 성장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치의센터는 산업단지 중소기업의 기술, 경영, 금융 등 기업환경 전반에 대해 현장 밀착식 전문컨설팅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그간 클러스터 내 많은 기업 지원사업들은 행사 참가, 소액과제 자문 등 단순협력에 그치거나 다른 사업과 중복되는 등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산단공은 각 지역마다 주치의센터를 두고 12명 내외의 기술ㆍ경영ㆍ금융분야 전문가(주치의)가 상근, 100개~200개의 특화산업 기업을 전담관리하도록 했다. 성과는 채 7개월도 지나기 전에 나타났다. 지난해 지원받은 30개 기업의 경우 매출 26%, 수출 31%, 고용 12% 증가라는 높은 성장을 기록했다. 구미에 위치한 석원은 몇 년간 100억대의 매출액 수준에 머물다 주치의센터를 계기로 매출이 200억대로 올라섰고, 2015년까지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장기 목표까지 세웠다. 광주 소재 나눔테크는 중소기업청의 협업사업승인 정책과 연계해 정책자금 12억5000만원을 확보하고 대량생산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산업 클러스터에 정책지원뿐 아니라 금융ㆍ경영지원도 필요하다는 것은 김경수 산단공 이사장의 지론이다. 그는 지난 5월 31일 '제 1회 클러스터와 금융의 만남' 행사에서 기업의 성장을 이끌어내기 위한 답으로 금융을 제시했다. 김 이사장은 "경제위기 극복은 기업과 금융, 정부정책의 3박자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며 "주치의센터를 통해 금융과 기업이 함께 고민하고 성장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클러스터는 광역권별로 190여개 산업단지에서 실행되고 있으며, 참여기업의 수출을 3.5배 증가시키는 등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 산단공은 향후 LED, IT, 해양레저, 친환경자동차 등 각 테마별 클러스터를 육성하는 등 클러스터 산업의 발전적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③산단공의 힘<하> 젊은 인재 찾아나선 중소기업 CEO들-일 제대로 배우기엔 中企가 딱이죠-"다양한 업무 접할 수 있어" 장점 알리기 소통 프로그램"학생들이 취직을 고민할 때는 자연히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을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아니에요. 대기업 취직만 길이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오히려 중소기업에 취직하는 사람들이 길게 보면 승진 기회가 더 많을 수도 있습니다. 중소기업에서 몇 년 일하다가 나중에 대기업에 가면 대우를 더 잘 받을 수 있어요.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에서는 다양한 업무를 배울 수 있으니 그렇습니다." 지난 4일 부산대학교 본관 3층 대강당에서 기업 대표들과 부산대 대학생들 사이에 이색 만남이 이뤄졌다. 권동칠 트렉스타 대표, 이수태 파나시아 대표, 이채윤 리노공업 대표 등 부산 지역 강소기업 CEO들과 부산대학교 학생들이 취업과 스펙, 진로 등을 터놓고 대화하는 자리를 가졌다. 대표들은 딱딱한 경영학 용어 대신 현장에서 낚아올린 생생한 단어들로 젊은이들의 고민에 속시원한 답을 줬고, 대학생들은 계절학기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음에도 100명 이상 모여들어 진지하게 대표들의 말을 경청했다. 

지난 4일 부산대학교에서 열린 '담소프로젝트'에서 김경수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이 학생들에게 강연을 하고 있다.

이날 만남은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지난 5월부터 시작한 '담소 프로젝트'의 세 번째 결과물이다. 담소 프로젝트의 '담소'는 '웃으며 이야기하다(談笑)'라는 뜻을 담고 있는 동시에 '담 없는 소통'의 줄임말이다. 중소기업과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층 사이에 존재하는 시선의 간극과 오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웃음과 소통'이 필요하다는 속뜻이 담겼다. 산단공은 취업 청년층이 갖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 해결이 문제 해결의 지름길이라고 보고 있다. 산단공 관계자는 "청년들이 산업단지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갖고 있지 않아 직접적인 고용문제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며 "대기업, 공기업 등 사회에서 인정받는 기업에만 취업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지역 산단 내 인생 경험이 풍부한 기업 대표나 같은 대학 출신의 선배를 초청, 중소기업의 실상을 알려주고 학생들이 직접 판단토록 하자는 취지로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부드러운 분위기를 마련하기 위해 최근 유행하는 '지식콘서트' 형식을 도입하고, '노변정담' 형식의 캐주얼한 분위기로 대담하는 것이 특징. 경북대, 전북대에 이어 부산대까지 3회가 진행됐다.  강연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열광적이다. 이날 강연을 들은 박신비(24ㆍ부산대학교) 학생은 "실질적으로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분들의 강연이라 그런지 솔직하고 재미있었고, 실제로 소통하는 기분"이라며 "대기업만 바라볼 게 아니라, 중소기업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도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산단공은 담소 프로젝트 외에도 다양한 인재 프로그램을 마련, 지역 중소기업들의 인재난을 해소하는 데 온 힘을 다하고 있다. 상반기 중 맞춤형, 지역별 채용박람회를 실시해 835명에게 중소기업 일자리를 찾아주었으며, 고용노동부와 함께 중소기업 청년인턴제를 운영해 315명의 인턴을 중소기업 정규직으로 전환시키도록 유도했다. 우수 중소기업을 알리기 위한 기업투어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하반기에는 산업단지 우수기업들이 선별적으로 참여하는 온라인 박람회 시스템을 구축, 지역별ㆍ업종별 온라인 매칭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이지은 기자 leez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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