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위원회…활동 전에 와해 가능성

▲여주 이포보.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4대강 조사·평가위원회(이하 4대강 위원회)가 출범한 지 일주일이 되지 않아 파행을 겪고 있다. 위원장이 사퇴하고 위원들은 스스로 검증받겠다고 나섰다. 활동에 나서기도 전에 중립성에 심각한 상처를 남겼다. 이대로라면 중립성 논란에 휩싸인 채 위원회 자체가 와해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지난 6일 정부는 4대강 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중립적 민간전문가 15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이날 1차 회의를 열고 앞으로 1년여에 걸쳐 현장조사, 연구 등을 수행할 조사 작업단의 구성과 조사·평가의 범위 등을 논의했다.정홍원 국무총리는 당시 위촉장을 수여하면서 "4대강 사업에 대해 철저하고 객관적으로 조사·평가해 한 점 의혹이 없도록 하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하루 뒤인 7일 환경시민단체들은 위원회 구성의 중립성 문제를 제기했다.환경시민단체들은 "위원장에 내정된 장승필 위원장은 지난 해 4월 한 인터뷰에서 "현 MB정부의 토목정책에 대해 말하자면 우선 논란이 뜨거웠던 '4대강 사업'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진행될 사업이었으며 누군가는 해야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그 시기를 조금 앞당겼을 뿐"이라고 말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들은 이 밖에도 각 위원들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시민단체들은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김진수교수(현 한국농공학회장), 배덕효 교수(한국수자원학회 이사), 정구학 부국장(한국경제신문 건설부동산부장), 최동호 교수(한국수자원공사 설계자문위원), 허유만 이사장(한국농촌연구원) 등의 경우 중립성이 의문시 되는 경력들"이라고 분석했다.사태가 이르게 흘러가자 장승필 전 위원장은 9일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당시 장 전위원장은 언론해명자료를 통해 "일부 언론보도에 4대강 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것과 관련해 중립성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며 "이는 내 생각과 다르다"고 해명하고 나섰다. 장 전 위원장은 "토목분야 전문가로서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어떠한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그동안 언론 인터뷰에 응한 적이 없다"며 "4대강 사업에 대해 나는 찬성도 반대도 아닌 '중용'이라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 전위원장이 4대강 사업 설계업체의 사외이사를 지낸 경력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심각한 허점을 노출했다. 급기야 장 전위원장은 12일 사퇴하고 만다. 장 전 위원장은 사퇴하면서 "4개강 설계업체 사외이사를 지낸 것은 심각한 결격사유가 된다"고 스스로 말해 적극적인 언론 해명에 나섰던 것과 대조됐다.위원장이 사퇴하는 지경에 이르자 4대강 위원회 위원들은 13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모임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위원들은 "각종 의혹이 제기되는데 국민들이 각 위원들의 문제점을 제기하면 위원회에서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신들의 중립성에 대해 스스로 판단하겠다는 것이어서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시민단체들은 여러 가지 경력사항을 열거하면서 현재 각 위원들도 중립성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4대강 위원회는 활동하기에 앞서 중립성 논란이 거세게 불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위원회 자체가 와해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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