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가연결혼정보 대표이사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우리 사회의 결혼 연기나 포기 추세가 이대로 지속된다면 현재의 20대 초반 남녀 5명 중 1명은 미혼으로 남을 것이라고 한다. 여기서 결혼 '연기'나 '포기'라는 말에 주목해보면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것보다는 결혼을 미루거나 하지 못하는 경향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사회의 청년들은 직장 생활을 시작하기도 전부터 높은 교육 수준과 더 좋은 '스펙'을 위해 이미 많은 노력을 쏟는다. 그리고 직장에 들어와서는 커리어와 더 나은 급여를 위해 또다시 바쁘게 살아간다. 자신의 커리어를 중심으로 20대의 대부분을 보내다 보니 결혼을 미루는 경향이 높아져 결혼 연령도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렇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특히 출산율 감소는 국가 차원의 문제로 주목받고 있다. 미혼남녀가 결혼을 연기하거나 포기하는 경향이 커지면서 출산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출산은 사회와 국가의 존속을 위해 필수적인 부분인 만큼 정부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았다. 출산 장려금부터 육아휴직, 보육비 지원, 다자녀 가정 혜택 등 각종 출산 장려 정책이 추진되고 있지만 출산율 회복은 여전히 어려운 문제로 남아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서 우리는 출산율이 혼인율과 필연적인 관계에 있고, 출산 장려 정책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혼인 인구가 지속적으로 줄어든다면 출산율 회복은 점점 더 어려운 과제로 남게 될 것이다. 이를 방증하듯 우리나라 혼인 건수와 출생아 수는 1990년대~2000년대 동반 하락세를 보였고 이 기간 감소된 수치가 현재까지도 큰 회복세를 보이지 못한 채 유지되고 있다. 2012년도 혼인 건수는 20년 전인 1992년 대비 약 22% 감소했고, 2012년도 출생아 수도 역시 20년 전 대비 약 34%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혼인율과 출산율의 상관관계를 짚어보게 한다. 근본적으로 접근해본다면 저출산 문제 극복을 위해서는 '결혼 장려'가 선행돼야 한다. 현재 시행 중인 결혼 장려 정책들로 신혼부부 주택이나 전세 대출 지원 등이 마련돼 있긴 하지만 각종 조건에 부합해야 하고 경쟁률이 치열해 혜택을 받기가 쉽지 않다. 지자체 차원에서도 결혼 인구 증가를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고는 있으나 대개 결혼식 비용 지원이나 전문성이 부족한 소규모 상담 정도로 국한돼 있는 모습이다. 혼인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 정책들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또한 우리 사회에 결혼을 장려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개인이 결혼의 필요성을 깨닫고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환경이 뒷받침되는 것이 중요하다. 결혼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비로소 저출산 문제도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개인들이 결혼의 진정한 가치를 알고 올바른 결혼관을 확립할 수 있도록 하는 캠페인이나 교육 등이 활성화돼야 한다. 어려서부터 길러온 올바른 결혼관이 현재 우리 사회의 풍토를 점차 바꿔나갈 수 있는 바탕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결혼이 개인에게 주는 안정이 얼마나 큰지, 결혼이 아니라면 알 수 없는 감동과 행복이 어떤 것인지를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올바르게 이해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신혼부부를 위한 지원 정책을 기존보다 발전시켜 더 많은 이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여기에는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전세 대출 및 주택 지원 대상을 확대하거나 요건을 완화하는 방법, 신혼부부만이 받을 수 있는 지원이나 세금 혜택 등을 제공하는 방법 등이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런 제도를 통해 미혼남녀 및 신혼부부가 느끼는 결혼비용 부담을 줄여야 현재의 결혼 연기ㆍ포기 경향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김영주 가연결혼정보 대표<ⓒ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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