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포르투갈에서 고학력 인재들의 국외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제난과 긴축정책으로 삶이 어려워진 포르투갈인들은 더 나은 환경을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포르투갈 정부에 따르면 포르투갈을 떠나는 사람들은 연평균 10만명을 넘어섰다. 5분에 1명꼴로 이민자가 발생하는 것이다. 포르투갈의 이민율은 아일랜드와 함께 유럽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포르투갈인들은 권위주의 정부시절인 1960년대 일자리를 찾아 해외로 대거 이주했던 경험이 있다. 당시 해외로 나갔던 사람들은 대부분 저학력에 소득이 낮았던 이들이었다. 그러나 최근 모국을 떠나는 이들은 대학졸업 이상의 학력을 가진 사람들이많다. 특히 높은 청년 실업률을 보이고 있는 포르투갈에서 젊은 인력들의 이탈이 빠르게 진행중이다. 현재 포르투갈의 25세 이하 젊은층 실업률은 37%다. 42%를 기록했던 최고치보다는 다소 낮아졌다. 그러나 이는 여전히 스페인·그리스와 함께 유로존 최고 수준이다. 청년실업률은 포르투갈의 평균 실업률인 16.4%의 두 배가 넘는다.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층들이 대학으로 몰리면서 포르투갈의 대학진학률은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이 됐다. 학사 학위를 가진 30~34세 젊은층의 비율은 지난 10년간 12%에서 24%로 늘었다. 포르투갈의 박사학위 소지자 역시 유럽 최고 수준이다. 포르투갈 젊은이들이 이민 대상국으로 가장 선호하는 국가 중 하나는 영국이다. 영국의 안정된 노동시장과 높은 임금 때문이다. 특히 포르투갈에서 정보통신(IT) 부문의 엔지니어들과 금융전문가, 간호사와 같은 전문 인력들이 대거 영국으로 이동하고 있다.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의 산타마리아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반다 디아스(34) 역시 영국 이민을 준비하고 있다. 디아스는 영국 국민의료보험(NHS)의 간호사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했다. 그러나 지원자들이 대거 몰려 합격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그는 "포르투갈에서는 간호사로서 커리어의 미래가 전혀 없다"며 "12년째 임금이 동결됐다"고 말했다. 포르투갈에서 간호사들의 월평균 소득은 1300유로(약 187만원) 수준. 이들이 영국으로 이주하면 이보다 두 배 많은 소득을 받을 수 있다. 경력이 오래된 간호사들의 경우 연간 4만유로(약 5800만원)를 번다.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변 걸프국가들로 이주할 경우 이들의 연봉은 8만4000유로까지 오른다. 리스본 노바경영대학의 다니엘 트라카 부총장은 "포르투갈 정부가 엄청난 돈을 들여 길러낸 인재들이 속속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며 "포르투갈은 경제개혁을 통해 이들이 다시 고국으로 돌아오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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