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러시아 전역에서 8일(현지시간) 치러진 지방선거의 일환으로 실시된 수도 모스크바 시장 선거에서 집권 여당 후보인 세르게이 소뱌닌 현 시장 대행의 승리가 사실상 확정됐다. 푸틴 대통령에 반대하는 유력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도 예상보다 선전했다. 이타르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모스크바시 선거관리위원회는 9일 개표를 종료한 결과 소뱌닌(55)이 51.37%, 나발니(37)가 27.24%를 득표했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1차 투표에서 50%이상 득표자가 나와 2차 결선투표는 필요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른 3명의 야당 후보들은 2~3%대의 저조한 득표율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같은 투표 결과에 대해 소뱌닌은 9일 기자회견에서 "정직하게 얻은 모든 표는 높은 득표율보다 더 값지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소뱌닌은 지난 2010년 임기 5년의 모스크바 시장에 임명됐다가 6월 조기 사임하고 재신임을 받겠다며 이번 선거에 출마했다.나발니 선거진영은 결선투표 실시를 주장하고 있다. 선거 종료 직후 실시된 일부 출구 조사 결과에선 소뱌닌이 46.4%, 나발니가 35.6%를 득표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나발니는 이날 새벽 선거대책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크렘린이 1차투표에서 현 시장 대행인 소뱌닌의 승리를 확보하기 위해 선거 결과를 조작했다며 지지자들과 함께 가두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나발니는 9일 오후 크렘린궁에서 가까운 늪 광장에서 항의 집회를 열 예정이다. 모스크바 선거에서 보인 야권인사 나발니의 약진은 모스크바 시민들의 푸틴 정권에 대한 높음 불만 수준을 내포한다. 정치 분석가이자 전직 크렘린 고문인 글레프 파블로프스키는 "나발니의 승리"라며 "결선투표가 치러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매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분석했다.한편 우랄산맥 인근의 러시아 4대 도시인 예카테린부르크 시장 선거에서도 마약퇴치 운동가인 야권후보 예브게니 로이즈만이 여당 후보인 야콥 실린을 누르고 승리하는 이변이 연출됐다. 개표 종료 결과 로이즈만이 30.1%, 실린이 26.4%를 득표한 것으로 나타났다.하지만 주지사 선거 등이 실시된 지방에서는 대부분 여당인 통합 러시아당 후보들의 압도적 승리가 점쳐지고 있어 현재의 정치 지형을 뒤흔드는 큰 변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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