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희경 산은 부행장이 전달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STX조선해양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박동혁 STX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에게 강도 높은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주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대우조선해양 부사장)는 5일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STX그룹 구조조정을 총괄하고 있는 류희경 산은 부행장이 지난 2일 전화를 걸어 와 강덕수 회장이 물러나기로 했으니 STX조선을 맡아 달라고 했다"며 "STX에 대한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는 STX조선 경영진의 물갈이를 예고하는 것이다. 박 내정자는 "9일 이사회와 17일 임시 주총 전까지 STX조선의 조직 및 인력 구조조정안을 최우선적으로 구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STX조선 부실의 원인이 다롄 조선소인 만큼 매각 작업을 서두를 것"이라고 강조했다.류 부행장이 박 내정자에게 전화를 건 때는 강 회장에게 전화를 한 직후로 강 회장의 사퇴를 심도 있게 고민했다는 그동안의 산은 주장과 배치된다. 불과 하루 사이에 강 회장 경질, 박 부사장 내정 등을 결정한 셈이다.이에 앞서 류 부행장은 강 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원활한 경영정상화를 위해 물러나 달라"며 사퇴를 요구, 사실상 경질 통보를 했다. 류 부행장은 그러면서 "STX조선에 대한 실사 작업에서 강 회장의 부실 경영이 드러나 새로운 경영진을 임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산은 측은 이 과정에서 STX조선 경영진 교체와 조직 개편 등의 방안에 대해 다른 채권단 일원들과 협의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재계 일각에서는 산은 측이 다른 의도를 가지고 STX 경영진을 교체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이 같은 요구에 강 회장은 "내가 물러나는 것이 정말 경영 정상화의 최선인지 다시 한번 고민해달라"고 사퇴 철회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강 회장 측은 "사전에 별다른 언질 없는 일방적인 통보였다"며 "주채권자인 산업은행은 지난 5월 '무조건적으로 오너를 배제하는 것은 경영 정상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혀 놓고 이제와 물러나라고 하니 섭섭하고 억울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유인호 기자 sinryu007@<ⓒ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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