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지금으로서는 공약가계부 수정은 없다. 다만 예산 심의 과정에서 힘든 것은 사실이다."기획재정부 한 고위관계자의 말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2014년 예산 심의 과정에서 '공약 수정은 없다'는 전제에서 시작하다 보니 '힘들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이 관계자는 "각 부처에서 아직 구체적인 안을 마련하지 못한 것도 많아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기재부 예산실의 밤은 깊어 가는데 공약실천과 재정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위한 뾰족한 답안은 없어 보인다. 예산실은 지금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2차 심의를 한창 진행 중에 있다. 각 부처에서 내년도 살림살이에 대한 계획을 제출받아 1차 심의를 끝내고 구체화하고 있다. 밤이 익어갈수록 일이 순탄하게 풀려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2014년 예산안을 두고 마땅한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공약가계부 이행을 위해서는 '돈'이 있어야 한다. 당장 돈이 들어가야 할 공약은 수두룩하게 널려 있는데 ▲지하경제 양성화 ▲금융소득 과세 ▲비과세ㆍ감면 축소 등으로는 재원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이들 재원마련 대책들은 시간이 많이 필요하고 정밀한 작업이 있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언제, 어떻게, 얼마만큼의 돈이 마련될 것인지 가늠하기 쉽지 않다는 데 있다.공약가계부는 구체적인데 이를 실천할 자금 마련이 여의치 않으니 예산실의 밤은 고뇌에 차 있다. 새벽이 오는 것이 두려울 지경이다. 매일 밤 '고민과 고민'을 이어가지만 예산실 관계자과 각 부처 담당자들은 책상에 앉아 한 숨만 내 쉬고 있는 모습이다. 2014 예산안 심의를 끝내고 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할 시점(10월2일)이 다가오고 있는데 내년도 공약 실천에 대한 정부안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것도 많다. 복지부(기초노령연금 등)와 교육부(세 번째 자녀 등록금 지원 등)에 특히 이런 사안들이 많다. 예산실은 각 부처의 확정되지 않은 항목에 대해서는 공란으로 비워놓았다. 정부안이 확정되면 그것에 따라 필요한 재원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녘에 날아오른다'는 말이 있다. 기재부 예산실의 이어지는 깊은 밤들이 '미네르바의 부엉이'를 새벽에 날아오르게 할 수 있을지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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