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임기 1년7개월을 남기고 전격 사의를 표명한 양건 감사원장은 26일 "감사업무의 최상위 가치는 무엇보다 직무의 독립성, 정치적 중립성"이라고 말해, 그동안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 정치적 개입이 있었음을 시사했다.양 원장은 이날 오전 11시 감사원 제1별관에서 진행된 이임식에서 "현실적 여건을 구실로 독립성을 저버린다면 감사원의 영혼을 파는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양 원장은 "재임 동안 안팎의 역류와 외풍을 막고 직무의 독립성을 한 단계나마 끌어올리려 안간 힘을 썼지만, 물러서는 마당에 돌아보니 역부족을 절감한다"고도 언급했다. 이는 정치권 안팎에서 감사원 직무의 독립성, 정치적 중립성 등을 훼손하려 했던 사례도 적지 않았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또한 양 원장은 "정부 교체와 상관없이 헌법이 보장한 임기 동안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그 자체가 헌법상 책무이자 중요한 가치라고 믿어왔다"며 "이 책무와 가치를 위해 여러 힘든 것들을 감내해야 한다고 다짐했고, 헌법학자 출신이기에 더욱 그러했다"고 말했다.아울러 그는 "소임을 다하지 못한 채 떠나게 돼 마음이 무겁다"며 "감사업무 처리과정에서 객관적으로 드러난 사실을 덮어버리거나 부당한 지시를 내리지 않았음을 스스로 다행스럽게 여긴다"고 소회를 밝혔다.마지막으로 양 원장은 "공직을 처음 맡았을 때 품었던 푸른 꿈을 이루지 못한 채 떠나지만 후회는 없다"며 "이제 사사로운 삶의 세계로 가려 한다"고 말했다.양 원장은 이명박정부 시절인 2011년 3월 제22대 감사원장에 취임했으며, 헌법에 보장된 4년간의 임기 중 약 19개월간의 잔여 임기를 남긴 지난 23일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감사원장의 사퇴 직후 사퇴 배경을 두고 정치권과 감사원 안팎에선 '코드 감사'와 '인사 갈등' 논란에 이어 '왕따설'까지 제기되는 등 추측이 난무했다.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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