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2013 하나은행 FA컵 4강 대진 추첨에 참석한 윤성효 부산 감독, 최강희 전북 감독, 박경훈 제주 감독, 황선홍 포항 감독(왼쪽부터) [사진=정재훈 기자]
[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우승을 향한 전초전이었다. 2013 하나은행 FA컵 4강을 앞둔 각 팀 감독들이 화끈한 설전으로 기선 제압에 나섰다.대한축구협회는 21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대회 준결승(6라운드) 대진 추첨을 갖고 4강 일정을 확정했다. 디펜딩 챔피언 포항 스틸러스는 다음달 14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원정경기를 치른다. 같은 날 부산 아이파크와 전북 현대는 부산아시아드경기장에서 결승 티켓을 놓고 대결한다. 각 경기에서 승리한 팀은 10월 19일 혹은 20일에 대망의 우승을 놓고 맞붙는다. 우승팀에게는 상금 2억 원과 내년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주어진다.
윤성효 부산 감독, 이창근(부산), 정인환(전북), 최강희 전북 감독(왼쪽 아래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정재훈 기자]
이날 대진 추첨에는 네 팀 감독과 선수 대표 1명 씩이 각각 참석했다. 자연스레 감독 간 입씨름도 벌어졌다. 윤성효 부산 감독은 "준결승을 홈에서 하고 싶었기에 대진 결과가 만족스럽다"라며 "전력 면에서 우리가 열세인 것은 사실이지만, 안방에서 열리기에 충분히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라고 말했다. 이에 최강희 전북 감독은 "윤 감독이 우리가 상대로 정해지니 회심의 미소를 지었는데, 그 얼굴이 일그러지도록 하겠다"라고 응수했다. 그는 "사실 부산 팀 자체보다는 윤 감독이 두려운 존재"라며 "윤 감독이 자신의 얼굴이 새겨진 부적을 가지고 다닌다고 하던데, 부적은 부적으로 이겨주겠다"라고 농담했다. 이어 "내가 팀을 비운 사이 우리 홈에서 부산에 1-4로 대패한 적이 있는데, 이번엔 총력전을 다해 꼭 승리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윤 감독도 곧바로 "사실 부적은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라며 웃어 보인 뒤 "리그와 FA컵은 다르겠지만 홈경기 이점이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 유리한 점이 많을 것"이라고 답했다.
박경훈 제주 감독, 오승범(제주), 고무열(포항), 황선홍 포항 감독(왼쪽 아래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정재훈 기자]
제주-포항 두 팀 감독 설전 역시 뜨거웠다. 박경훈 제주 감독은 "우리 팀 지휘봉을 잡은 지 4년인데, 이번을 포함해 FA컵 준결승만 세 차례 올랐고 모두 원정으로 치렀다"라며 "첫 준결승 홈경기인데다, 작년 준결승에서 포항에게 패한 기억(1-2 패)도 있는 만큼 이번엔 꼭 설욕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에는 FA컵에서 우승도 하고, 결승전에 2만 관중도 채워 오렌지색으로 염색을 하고 싶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지난해는 5경기 모두 홈에서 하고 우승을 했는데, 이번엔 계속 원정경기만 걸린다"라고 엄살을 부린 뒤 "꼭 승리해 결승에 가고 싶다"라고 결의를 다졌다. 그는 "우리와 제주 모두 비슷한 스타일의 경기를 하기 때문에 잔디가 중요하다"라며 "제주가 홈구장 잔디 관리를 잘 해줄 거라 믿는다"라고 의미심장한 한 마디를 던졌다. 이에 박 감독은 "제주도도 더워서 잔디 상태가 썩 좋진 않다"라고 웃어 보이기도 했다. 활약을 기대하는 선수를 묻는 말에 박 감독은 페드로를 지목하며 "페드로가 골을 넣은 대부분 경기에선 우리가 이겼다"라고 말했다. 황 감독도 지지 않았다. 그는 "우리도 고무열이 골을 넣으면 거의 다 이겼다"라며 "아마 제주전에선 무열이가 골을 넣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성호 기자 spree8@정재훈 사진기자 roz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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