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화분위기에 찬물'…朴대통령 '지하벙커'회의 비난(상보)

'상대방 모욕하는 용납 못할 도발'

▲ 박근혜 대통령이 을지연습 첫날인 19일 청와대 '지하벙커'로 불리는 국가위기관리상황실에서 을지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북한은 20일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청와대 '지하벙커'로 불리는 국가위기관리상황실에서 국무회의를 열어 국무위원들에게 확고한 안보태세 확립을 주문한 데 대해 강하게 비난했다.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이날 대변인 담화를 통해 "19일 남조선당국자(박 대통령 지칭)는 청와대 지하의 전쟁지휘소에서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해야 한다'느니 하는 호전적 망발을 거리낌 없이 늘어놓았다"며 "이것은 모처럼 마련된 북남 사이의 대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평화를 지향하는 대세의 흐름에 역행하는 행위로서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바라는 온 겨레의 염원을 무시하고 대화 상대방을 모독하는 용납 못할 도발"이라고 주장했다. 담화는 "남조선당국자가 대화와 평화를 운운하면서도 우리 공화국을 겨냥한 전쟁태세 강화를 역설한 것은 극단적인 대결선동"이라며 "우리는 남조선당국의 공공연한 도발행위를 결코 수수방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어 담화는 "전쟁과 평화는 절대로 양립될 수 없다"며 "남조선 당국자들은 우리의 성의와 인내성을 오판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 "남조선 당국이 계속 우리와의 대결을 추구한다면 북남관계는 또다시 악화의 원점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며 "그로 인해 수습할 수 없는 파국적 후과가 초래될 것이라는 것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이번 담화는 북한 공식기구가 남북 화해무드를 고려해 한미 연례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대한 비난을 자제하는 가운데 박 대통령의 을지훈련 관련 발언을 빌미로 내놓은 첫 반응이다.앞서 박 대통령은 을지연습 첫날인 19일 오전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상황실에서 을지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천하가 비록 태평하다고 해도 전쟁을 잊으면 반드시 위기가 온다는 말처럼 어떠한 경우에도 확고한 안보태세를 갖추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오종탁 기자 ta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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