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정치 vs 버티기의 정치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눈물의 정치'와 '버티기의 정치'가 국가정보원 댓글의혹 사건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정면 대결을 벌이고 있다. 어떻게든 국조특위를 계속 이어가려는 야당은 눈물로 여론에 호소하고 있지만, 여당은 '시간은 우리 편'을 읇조리고 있다. ◆ 눈물의 정치 = 국조특위는 증인·참고인 문제에 대한 이견으로 무산위기에 놓여 있다. 내달 7~8일 청문회를 진행 하기 위해서는 31일 내에 증인·참고인을 채택해야 하지만 여야간의 이견이 크기 때문이다.30일 국조특위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자리에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정 의원은 “달래고 붙잡으러 다니고 설득하고 부탁하고 양보했던 저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듯하다"며 "이제 대화의 기술, 협상의 기술, 말재주의 범위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그는 여당 국조특위 간사를 맡고 있는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을 직접 겨냥하며 "증인채택 합의서에 민주당 의원 4명의 이름을 쓰면 합의해 주겠다"고 말했다며 "이는 "협상에 임하는 자세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그동안 국조특위 관련해 새누리당의 요구를 거듭 수용하는 등 밀리는 모습을 보여왔다. 28일 여야 간사간 회동에서 정 의원은 국정원 기관보고를 사실상 비공개로 진행하고, NLL 대화록 논란을 국조특위에서 다루지 않으며, 민주당 소속인 신기남 국조특위 위원장이 26일 민주당 단독으로 국조특위 회의를 열었던 대 대해 유감을 표명하는데 합의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 김현, 진선미 두 의원의 국조특위 제척을 두고 새누리당과 팽팽히 맞섰지만, 지난 17일 두 의원은 국조특위에서 사퇴했다. 당시 김 의원이 "진실은 검은 손으로 가릴 수 없다"며 눈물을 쏟아냈다. 민주당은 촛불시위 등 여론을 등에 업고 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의원들의 눈물 또한 여당을 압박하기 위한 여론 조성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정 의원은 "마이크를 버리고 촛불을 들고 싶은 개인적인 심정"이라고 밝히는 등 장외투쟁 가능성을 열어놨다.◆버티기의 정치 = 새누리당은 국조특위와 관련해 우보(牛步)전술을 펼쳐왔다. 올해 초부터 거듭된 민주당의 국정조사 요구에 새누리당은 수사중인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는 부적절하다고 미뤄왔다. 지난달 6월 여야 원내대표간 국정조사 합의 뒤에도 국조특위 위원 제척을 둘러싸고 양당간의 힘겨루기가 계속됐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문제삼았던 정문헌, 이철우 의원을 국조특위 위원에서 선제적으로 사퇴시킴으로써 민주당 김, 진 의원의 사퇴를 압박했다. 김, 진 의원의 국조특위를 사퇴 뒤에도 국조특위 일정은 차질을 빚었다. 이번에는 국정원 기관보고 공개여부를 둘러싼 문제다. 새누리당은 26일 국정원 기관보고 공개진행에 반대하며 기관보고에 불참했다. 28일에는 여야 간사간 합의를 통해 다음달 5일 국정원 기관보고에서는 남재준 국정원장 및 간부소개와 여야 의원들의 모두 발언만 공개하고 나머지는 비공개로 진행했다. 비공개입장이라는 뜻을 관철시킨 것이다. 청문회를 위해서는 증인·참고인들에게 청문회 7일 전까지 출석요구서를 송달하게 되어 있지만 여전히 명단이 확정되지 않았다. 여당 간사인 권 의원은 정 의원 기자회견 당시 지역구인 강릉에 있으며, 새누리 지도부 또한 국회에 없는 상황이다. 황우여 대표는 '북한자유이주민 인권을 위한 국제의원연맹'에 참석하기 위해 폴란드 바르샤바에 있으며, 최경환 원내대표 역시 지역구인 경북 경산ㆍ청도에서 민생탐방중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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