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식품 신호등 표기제', 시작부터 삐걱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다국적 식품업체들이 영국 정부가 최근 도입한 '식품 신호등 표시제'에 반대하고 나섰다.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 정부가 소비자 건강을 위해 시행한 영양성분 표시제도가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보건부는 최근 칼로리와 나트륨·당류 등의 성분 함량을 신호등 색으로 표기하는 식품 신호등 표시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칼로리가 높거나 나트륨 등의 특정 성분이 많이 포함된 식품은 빨간색을, 적게 들어간 것은 녹색 표시를 달게 된다. 영국에서 비만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과체중이나 비만으로 지출되는 비용은 50억파운드(약 8조8406억원)에 달한다. 식품 신호등 표시제는 이에 대한 자구책으로 마련됐다. 소비자들이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쉽게 알 수 있도록 해 경각심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주요 유통업체인 테스코와 월마트의 영국 체인인 ASDA를 비롯해 네슬레·펩시코·모리슨 등의 식품업체들도 동참 의사를 표시했다. 그러나 이는 영국 전체 식품 시장의 60%에 해당하는 규모로 여전히 많은 수의 글로벌 식품업체들이 이 제도에 반대하고 있다. 세계최대 음료 회사인 코카콜라를 비롯해 하인즈와 캐드버리, 유나이티드비스킷 등은 이미 불참 의사를 밝혔다. 영국 소비자단체들은 새로운 식품표기제에 동참하지 않는 기업들을 제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영국 노동당의 메리 크리그 의원은 "일부 대기업들이 불참을 선언해 유감"이라며 "식품업계는 소비자들이 건강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울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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