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10월 재ㆍ보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요동치는 가운데 문재인 민주당 의원과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신경전을 주고 받았다. 안 의원이 오는 19일 자신의 싱크탱크격인 '정책네트워크 내일' 창립 세미나에서 발표할 신(新) 정치노선인 '진보적 자유주의'를 두고서다. 대선 패배 후 산행 정치로 침묵을 깬 문 의원은 "진보적 자유주의는 독점할 수 없다"고 비판했고, 세력화를 준비 중인 안 의원측은 "평가 받을 이유가 없다"며 일축했다.포문은 문 의원이 먼저 열었다. 문 의원은 16일 대선 당시 자신을 취재한 기자들과 북한산 산행에서 "진보적 자유주의가 특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라며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부도 굳이 범주화한다면 진보적 자유주의에 입장에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쪽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말이면 맞지만 '민주당과 다르다'는 생각으로 쓴다면 그렇게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높은 안철수 신당이 내용면에서 민주당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안철수식의 새 정치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문 의원은 "새 정치 열풍은 강했지만 과녁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고 지적하면서 "의원 정수, 의원 세비, 의원 연금 등 국회의원 특권 쪽으로 맞춰졌는데 특권은 기득권 정치로 나타나는 현상일 뿐"이라고 비판했다.문 의원의 이같은 도발에 대해 안 의원측은 경계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일단 안 의원은 6월 임시 국회 일정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안 의원측의 한 관계자는 1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첫 데뷔하는 국회 보건복지위 일정에 모든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진보적 자유주의는 우리가 고민하는 정치적 지향점의 하나로, 19일 세미나를 열고 난 뒤 토론을 거쳐서 향후 정치 노선에 대해 논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측 관계자는 "문 의원의 발언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면서도 "발표도 하기 전에 평가를 받을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을 향한 불편한 심기가 읽히는 대목이다. 이를 두고 10월 재ㆍ보선을 앞두고 문 의원과 안 의원이 야권 주도권을 둘러싼 각축전을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야권의 심장인 호남에서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이 민주당을 두배 차로 압도한 가운데 문 의원이 '안철수 신당'과 '민주당'이 다르지 않다며 '김빼기'에 나선 것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두 사람의 제로섬 관계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문 의원이 본격 정치 행보 재개를 선언한 만큼, 안철수 신당이 출범하면 문 의원과 민주당이 가장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김승미 기자 askm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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