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저개발 국가의 발전을 위해 몸으로 봉사하느니 돈이나 내놓는 게 낫다."하버드 대학 동창인 마크 저커버그, 더스틴 모스코비츠와 함께 2004년 페이스북을 설립한 크리스 휴즈(29ㆍ사진)의 생각이다. 휴즈는 페이스북 증시 상장으로 돈벼락을 맞았다. 그러나 돈을 어떻게 값지게 써야 하는지 아는 인물이다. 그는 아프리카 케냐에서 활동 중인 미국 비정부기구(NGO) '기브 디렉틀리(Give Directly)'의 이사로 일하고 있다.최근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기브 디렉틀리 후원의 밤 행사에 휴즈 말고 파일 저장 서비스 업체 드롭박스 CEO 드루 휴스턴, 벤처캐피털 제너럴 캐털리스트의 휴먼트 타네자 파트너 같은 정보기술(IT) 업계 유명인사 150여명이 참석했다.이날 모임에서 휴즈는 기부와 관련해 과거 활동의 실패담을 털어놓았다. 그는 실패담을 들려준 뒤 "몸으로 구호활동에 나서느니 돈으로 직접 학교나 지어주는 게 낫다"며 "돈을 내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말했다.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은 그만이 아니다. 구글의 기부 담당 이사인 재클린 풀러는 이날 행사에서 "많은 구글 임원이 기브 디렉틀리의 취지에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호 사업, 기아 구제, 교육 등 어떤 부문에 돈을 얼마나 쓰는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 돈 기부라는 판단에서다. 구글은 지금까지 기브 디렉틀리에 250만달러(약 28억2750만원)를 후원했다.휴즈와 공동 창업자들은 2006년 야후의 페이스북 인수 제의를 거절했다. 당시 야후가 제시한 인수가는 10억달러다. 이들은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시스템(SNS)인 페이스북을 만들어냈지만 여기에 안주하지 않았다.휴즈는 2007년 페이스북을 떠나 정치에 입문했다. 그는 당시 버락 오바마 캠프의 온라인 선거전략을 지휘했다. 그가 이끈 '마이버락오바마닷컴'은 SNS와 선거의 결합으로 미 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탄생시켰다. 이후 경영 전문 월간지 패스트 컴퍼니 매거진은 휴즈를 '오바마 대통령을 만들어낸 젊은이'라고 불렀다.휴즈는 이후 제너럴 캐털리스트의 파트너로 활동하다 2010년 NGO 간 글로벌 SNS 제공 사이트인 주모닷컴을 설립했다.각국의 에이즈 관리 및 예방 사업을 돕기 위해 창설된 유엔 산하 에이즈 전담 기구가 유엔에이즈계획이다. 유엔에이즈계획은 휴즈를 17명의 위원 가운데 한 명으로 선출했다. 휴즈는 지난해 100년 전통의 미 시사주간지 '뉴 리퍼블릭'을 인수해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다.노스캐롤라이나주 히커리 태생인 휴즈는 하버드 대학에서 역사학ㆍ문학을 전공했다. 그는 대학 졸업 당시 '마그나 쿰 라우데(우등상)'까지 받았다. 하버드 대학을 중퇴한 동료 저커버그와는 달랐던 것이다.휴즈는 지난해 동성 애인 숀 엘드리지와 결혼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그는 자기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그와 엘드리지는 오바마 대통령의 첫 국빈 초대 만찬에 나란히 참석하기도 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부 백종민 기자 cinqange@ⓒ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