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P탑재 최첨단 잠수함...미국 일렉트릭보트와 계약체결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스페인의 차기 잠수함을 건조중인 나반티아가 과잉중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결국 미국 업체에 손을 벌렸다.
스페인 S-80급 잠수함
미국의 방산 전문매체 디펜스뉴스는 6일 스페인국방부 발표를 인용해 나반티아가 과잉중량으로 잠수후 수면부상이 어려운 S-80의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의 제너럴다이내믹스 산하의 일렉트릭보트(Electric Boat.이하 EB)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미국 잠수함 설계를 해온 조선소인 EB는 스페인 국방부 지원을 위한 미국의 대외군사판매계약을 통해 스페인의 S-80에 대해 정통한 업체이며, 10여년 전에 영국의 핵잠수함 애스튜트급의 설계와 건조시 발생한 문제와 관련해서도 폭넓은 지원을 해준 업체다.일부 분석가들은 중량 초과 뿐 아니라 S-80에 탑재되는 공기불요장치(AIP) 시스템의 성능문제도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고 디펜스뉴스는 전했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민간 씽크탱크인 ‘전략연구그룹’의 라파엘 바르다지 대표는 “AIP시스템은 S-80이 28일 동안 잠항하도록 설계됐지만 실제로는 1주일밖에 잠항하지 못했다”면서 “이는 이 잠수함의 주요 이점이었지만 작동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스페인 산업계 소식통은 엔지니어링상의 ‘실수’로 잠수함의 중량이 75t 초과해 잠수뒤 수면으로 부상할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실수는 ‘0’을 3개 써야 할 자리에 한 개만 써서 발생했고 건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바로잡히지 않았다고 디펜스뉴스는 설명했다.
나반티아 조선소 로고
스페인 국영조선소인 나반티아아는 지중해에 인접한 도시인 카르타헤나(Cartagena)의 조선소에서 S-80급 4척을 동시에 건조하고 있다. 1번함인 S-81함 이삭 페랄(Issac Peral)은 스페인 해군에 인도됐으며 오는 2015년 스페인 해군에 실전배치될 예정이었다.그러나 1번함에서 불균형 문제가 발견됐다. 이에 따라 나반티아는 지난 달 9일 사업을 2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최소 12개월에서 최대 24개월 연기된다.디펜스뉴스는 이삭 페랄의 선체가 카르타헤나 조선소에서 거의 완료돼 단 1개 섹션만 남아 있을 때 문제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S-80 잠수함 조립라인
조선 업계 소식통은 과잉중량 문제 해결책은 첫째 길이를 늘리는 것이고 다른 옵션은 AIP시스템을 설치하지 않고 건조하는 방안이라고 전했다.전자의 경우 길이를 3~4m 혹은 9m정도 늘리는 방안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비용증가와 직결돼 있어 나반티아는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바르다지는 추가비용과 관련,“추진계를 제외하더라도 부상 문제만 재설계와 추가 건조에 5억 달러 정도가 들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나반티아 조선소는 EB와 협력중이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으며 7월 중순께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S-80 잠수함은 길이 71.5m,너비 11.2m,높이 13.69m(타워포함)이며,이중 선체로 설계돼 최대 작전 수심이 350m에 이르는 첨단 재래식 잠수함이다.연료전지와 전기모터로 구성된 AIP 장치를 탑재해 소음이 적다. AIP용 연료전지는 미국 유나이티드 테크놀러지 제품으로 바이오 에탄올에서 추출한 액체산소와 수소를 사용한다.수상 최대 항행속도는 시속 12노트,수중은 19노트(시속 35km)이다. 6노트로 스노클링할 경우 최장 7500마일까지 항해할 수 있다.AIP항해거리는 1440마일이다.만재 배수량은 수상 2400t,수중 2674t이다. 자체방어와 공격을 위해 구경 533mm 어뢰 발사관 6개를 갖추고 있으며, 이를 통해 DM2A4 어뢰와 하푼 미사일도 발사할 수 있다.S-80 건조사업에는 총 18억 유로(미화 23억 달러)가 투입된다.나반티아측은 S-80프로그램이 국내 설계와 국내 기술에 기반한 스페인 국방의 ‘핵심요소’라면서 잠수함 산업의 독립과 수출시장에서 경쟁력있는 입지를 부여할 것이라고 선전해왔다.스페인의 국방 분석가인 엔리케 나바로 길은 “S-80은 나반티아가 건조하는 최초의 잠수함이며 따라서 이런 문제들은 정상”이라면서 “독일 HDW도 과거 비슷한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나반티아가 이 문제를 해결하면 엄청난 엔지니어링 능력을 과시할 것”이라면서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나반티아의 신뢰성이 손상을 받겠지만 문제를 재빨리 풀 수 있다면 판매에는 영향을 주지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박희준 기자 jacklond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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