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 주주인 쉰들러 홀딩 AG(이하 쉰들러)가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를 반대하겠다며 나섰다. 현정은 회장 경영권 방어를 위해 현대엘리베이터가 희생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다. 쉰들러홀딩스아게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를 반대한다는 성명을 30일 발표했다. 먼저 쉰들러는 주주의 권익을 침해하고 희생을 강요하는 비정상적인 유상증자를 2대 주주와도 논의 없이 공표한 것에 대해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최근 유상증자의 공모가 책정에 있어 기준 주가 대비 25%의 할인율을 적용하며 일반 공모로만 진행할 예정이라고 공시한 바 있다. 쉰들러 측은 "오는 6월4일 현대엘리베이터는 11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계획 중이지만 쉰들러는 반대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 주주로 전체 지분 중 35%를 보유하고 있다. 쉰들러 측은 "지난해 12월 실시한 유상증자에 이어, 이번 유상증자 역시 현대엘리베이터 지배주주만의 독단적 결정"이라며 "재무악화로 고전 중인 계열사인 현대상선에 대한 자금지원과, 현대그룹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수단"이라고 정의했다. 특히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경영권 방어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에 반대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그룹내 순환출자 구조(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현대로지스틱스로 이어지는)에 따라 현대상선으로 인한 막대한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부채비율도 급증한 상황이다. 또 현대상선 주식을 담보로 우호지분 확보를 위해 재무적 투자자들과 맺은 파생상품 계약까지 결합시켜 소액주주들의 가치가 훼손되는 상황이 뒤풀이 되고 있다는 게 쉰들러 측의 주장이다. 쉰들러는 "이같은 상황은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 그룹의 지배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는 증거"라며 "주식회사로서 주주의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기업활동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마지막으로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가 지난 12월에 실시한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 820억원의 사용내역에 대해서도 아직 명확히 공시하지 않고 있다"며 의구심을 제기했다. 이에 쉰들러는 유상증자시 주주우선배정권을 배제하지 않을 것과 지난해 12월 실시한 유상증자 자금의 사용 내역 및 향후 진행할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확보시 활용계획 등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쉰들러는 "주당가치를 희석시키고 주주들의 고유한 권한인 의결권의 축소를 가져올 이번 유상증자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주주의 권리를 지키고 유상증자에 따른 자금 사용내역 등을 밝히지 않는다면 유상증자에 반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쉰들러는 현재 현대엘리베이터를 상대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해 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황준호 기자 rephwa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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