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브라질상공회의소 연설...성장부진해 실업률 하락 만족못해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폴 볼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이 미국의 실업률은 향후 2년 동안 6% 이상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볼커 의장은 성장이 완만해 실업해소가 부진하다는 것을 이유로 제시했다.
폴 볼커 전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볼커 의장은 15일 뉴욕에서 열린 미국 브라질 상공회의소 연설에서 “미국의 성장은 여전히 더뎌 실업률을 빨리 낮추지 못한다”면서 “실업률은 만족스런 수준에서는 아직 멀다”고 강조했다.1979년 연준 의장에 취임한 볼커는 1970년대 미국 경제가 직면한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속 물가상승)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급격히 인상시켰다. 그러나 고금리로 기업들이 도산하고 고금리 빚더미에 앉은 농민이 극렬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그렇지만 1981년 13.5%에 이러렀던 물가상승률은 1983년 3.2%까지 낮추는데 성공했다.볼커는 의장직 마지막해인 금리인상을 반전시켜 실업률이 1987년 8년 사이에 가장 낮은 5.7%를 기록하는 데 큰 보탬을 줬다. 볼커 전 의장은 “미국 경제는 성장하고 있지만 실업률을 우리가 원하는 식으로 낮출 만큼 빠르지는 않다”면서“현재 실업률은 노동력이 증가하지 않기 때문에 감소하고 있고, 고용이 조금 늘고 있기 때문인데 여전히 크게 만족스럽지 않다”고 단언했다.미국의 경제성장률은 현재나 앞으로나 부진할 것으로 보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26일 미국의 1분기 성장률이 시장 예상치 3%를 크게 밑도는 2.5%에 머물렀다고 발표했다.지난해 4분기에는 0.4% 성장했을 뿐이다.문제는 앞인데 전문가들은 2분기나 3분기, 4분기는 물론 연간 성장률도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은 42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설문을 벌인결과 전문가들은 1분기 성장률을 1.8%,3분기 성장률을 2.3%로,4분기 성장률을 2%로 보고 있다고 발표했다.2분기는 예상치 2.3%보다 크게 낮아진 것이고 3분기 역시 0.3%보다 하향조정된 것이다. 4분기는 전망치는 종전 전망보다 0.1% 상향된 것이다.제프리 래커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3일 올해 미국 성장률이 2%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이런 이유에서 실업률이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볼커의 주장은 충분한 설득력이 있다.미국의 실업률은 지난달 7.5%로 3월(7.6%)에 비해 0.1%포인트 하락했고 1년 전 8.1%에 비해서는 무려 0.6%포인트 떨어졌다. 그렇지만 양적완화 중단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실업률이 6% 밑으로 내려간다는 것은 부진한 성장을 감안할 때 기대하기 힘들다. 실업률이 6% 아래로 간 금융위기 발생이전인 2008년 7월이다.미국 연준도 현재의 실업률에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연준은 지난 1일 성명에서 현재의 실업률을 ‘높다’(elevated)고 판단했다.연준은 “노동시장 여건이 지난 몇 달 사이에 일부 개선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이렇게 본다면 양적완화 탈출전략이 거론되고 있지만 미 연준이 쉽게 돈풀기를 중단하지는 않을 것 같다.박희준 기자 jacklond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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