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델리] 엔저를 둘러싼 논란 속에 3일부터 인도 델리에서 아세안+3 재무장관 중앙은행·총재회의와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가 열린다. 엔저와 일본의 우경화에 대한 비판 속에 열리는 이번 회의에는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높았다. 역내 최대 규모의 경제협력체에서 일본의 책임있는 자세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올지도 관심사였다. 하지만 회의 개막 직전 한·중 양국의 경제 수장이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시작 전부터 김이 샜다. 중국은 일본 정치권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와 헌법 개정 움직임 등에 반발해 회기 중 예정돼있던 한·중·일 재무장관 회의를 미루자고 요구했다. 이어 중국 러우지웨이(樓繼偉) 재정부장이 회의 불참을 통보하면서 3국 재무장관의 회담은 불발됐다.현오석 경제부총리 역시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와 일본과의 껄끄러운 관계 등을 고려해 회의 개막 직전 참석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 우리나라에서는 은성수 국제경제관리관이 대신 회의에 참석한다. 역내 의사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한국과 중국의 재무장관이 불참하면서 이번 회의에 실리는 비중은 상당히 떨어졌다. '아세안+3'는 아세안 10개국과 한·중·일 3국의 협의체이지만, '아시아판 국제통화기금(IMF)'이라 불리는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CMIM) 재원의 70%는 세 나라가 분담한다. 67개 회원국을 둔 ADB에서도 한·중·일 3국의 지분이 21%에 이른다. 상대적으로 관심을 끌만한 현안이 줄었다는 점 역시 회의에 쏠리는 관심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지난해까지 아세안+3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는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CMIM) 규모 확대, 역내 거시경제 감시기구인 암로(AMRO) 설립 등 굵직한 현안을 처리했다. 반면 올해는 엔저 등 환율 변수와 일본 우경화에 따른 정치적 갈등 외에 역내 다수가 공유할 만한 공통의 쟁점이 부각되지 않았다. 이번 회의에서는 최근 역내 금융·경제 동향과 정책 대응 방안 등을 살피고, CMIM 협정문 개정, AMRO 국제기구화를 통한 역량 강화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한편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예정대로 2일 출국해 3일 아세안+3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4일 ADB 연차총회에 참석한다. 김 총재는 신임 ADB 총재와 국제 금융가의 주요 인사들을 만나 아태지역의 경제 동향과 정책 대응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는 계획이다. 델리=박연미 기자 chang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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