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종AI, 한국서 백신주 개발

[인터뷰] 서상희 충남대 수의과대 교수, 미국 CDC로부터 바이러스 샘플 받아 연구

서상희 교수가 신종 H7N9 조류인플루엔자의 백신주 개발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중국대륙이 신종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 ‘H7N9’로 몸살을 앓고 있다. 30일까지 중국과 대만에서 확인된 H7N9 감염자는 120명을 넘겼고 이 중 24명이 숨졌다.이렇다 할 백신이 없어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신종AI가 국내까지 퍼지지 않았지만 백신개발은 시작됐다. AI연구의 국내 최고권위자인 서상희(48) 충남대 수의과대학 교수가 28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USA)에서 받은 신종AI샘플을 이용, 백신주 개발에 들어갔다. 서 교수가 받은 샘플은 1000명이 감염될 수 있는 양이다.이날 오후 5시쯤 인천공항에 도착한 샘플이 충남대 연구실로 온 것은 밤 10시. 기다리던 대학원생들과 함께 서 교수는 새벽까지 샘플의 유전자증폭작업을 벌였다. 서 교수의 백신주 개발은 유전자 재조합기법을 이용한다. 먼저 신종AI 7개의 유전자 중 H와 N유전자를 뽑아낸다. 이것을 기존 AI백신 생산에 이용되는 독성이 없고 유정란에 잘 증식되는 5개 유전자와 연결시킨다. 이를 48시간 뒤 유정란에 접종, 백신주를 만들어낸다. 서 교수는 백신주 개발과 함께 효능연구, 사람 간 전파 가능성 규명 및 한약제 및 항체를 이용한 치료법 개발·연구도 할 예정이다.서 교수는 4년 전 세계 처음 신종플루의 인체백신을 개발한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USA)에서 분양 받은 바이러스를 이용, 11일 만에 유전자재조합기법을 이용해 대량생산할 수 있는 인체백신주를 세계 첫 개발했다. 고병원성 AI 인체백신도 서 교수가 처음 만들어냈다. 그가 소장으로 일하고 있는 독감바이러스연구소는 생물안전3등급시설(Biological Safety Level 3, BSL-3)로 고병원성 H5N1 AI 및 중국 신종 H7N9 AI 등을 안전하게 연구할 수 있는 특수시설이다. 일반제약사들은 이 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백신연구에 어려움이 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 서 교수에게 보내온 신종AI샘플.

서 교수는 “신종 H7N9 AI를 CDC에서 분양 받은 것은 미국 등 선진국들이 이끄는 백신개발 및 병원성 규명연구를 우리나라에서도 이뤄질 수 있게 됐다는 의미”라며 “이 바이러스 도입에 필요한 절차에 도움을 준 산업통상자원부 등 기관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신종AI로 목숨을 잃는 일이 늘어날 것에 대해 서 교수는 두 가지 가정으로 설명했다. 먼저 신종AI가 사람에게 오기 전 다른 포유류를 거치면서 변종됐을 가능성이다.그는 “조류AI가 사람에게 바로 전염되지 않는다”며 “어떤 과정으로 변형됐을 수 있는데 돼지가 매개체가 됐을 것이란 설이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사람에게 감염된 뒤 몸 속에서 변형됐을 가능성이다. 그는 “바이러스는 온도가 올라가면 줄어들고 내려가면 활발한 활동을 한다”며 “사람 몸에서 변형됐다면 중국의 모습은 바이러스 대유행의 전초전일 가능성이 크다”고 걱정했다. 그는 “대유행 상황은 아니지만 이 바이러스에 따른 인체감염이 계속 생길 수 있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 바이러스에 대해 지구상에 살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면역이 없으므로 감염 되면 치명적”이라고 지적했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한 신종 H7N9 AI에 대한 서 교수의 백신개발, 병원성 규명, 치료법 개발연구는 우리 국민과 인류의 생명을 지키는 데 매우 중요한 연구임에 틀림없다.이영철 기자 panpanyz@<ⓒ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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